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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클립] 뉴스 인 뉴스 <3> - 가톨릭의 세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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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환 추기경의 선종을 계기로 가톨릭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사람들은 궁금해 한다. 교황은 어떻게 뽑는 걸까. 교황과 추기경, 주교와 신부는 어떻게 다른 걸까. 그런데 가톨릭은 왠지 복잡해 보인다. 2000년간 내려오는 오랜 전통과 로마를 중심으로 전 세계에 퍼져 있는 방대한 조직부터 만만찮다. 교황과 추기경을 중심으로 가톨릭의 이모저모를 들여다봤다.

백성호 기자

가톨릭(Catholic)의 뜻은

가톨릭은 ‘보편적’이란 뜻이다. 그리스어 가톨리코스(Catholicos)에서 왔으며 ‘모든 것에 두루 미치다’는 뜻이 담겨 있다.

교황이란 명칭은 어디서 왔나

교황(敎皇·Pope)이란 말의 라틴어 원어는 파파(Papa)다. 파파는 아버지란 뜻의 파파스(Papas)에서 유래했다. 원래는 지역 교회의 최고 장상(주교, 대수도원장, 총주교)을 부르던 말인데, 8세기를 지나며 로마의 주교(교황)에게만 사용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레고리오 7세 교황(1073~1085) 때부터 교황에게만 사용되는 독점적인 명칭이 됐다. 중국 교회는 교황 대신 교종(敎宗·교회의 으뜸이란 뜻)이라고 부른다. 또 일본 사회는 교황을 법왕(法王)이라 부르는데, 천황(天皇)에 대한 하위 개념이다. 반면 일본의 가톨릭교회는 교황이란 명칭을 쓴다. 한국 교회에선 교화황(敎化皇), 교황, 교종 3가지를 섞어 쓰다 1970년대부터 교황이란 용어만 사용하고 있다.

교황의 지위는

교황은 가톨릭 세계 주교단의 단장이다. 교황청에서 발간하는 『교황청 연감』에는 교황은 로마교구의 교구장 주교, 그리스도의 대리자, 사도 베드로의 후계자, 서방 교회의 최고 사제, 총대주교, 이탈리아의 수석대주교, 국제법상 독립 주권을 가진 국가인 바티칸시국의 원수(元首)로 표현돼 있다. 그래서 교황이 되면 바티칸시국의 입법·사법·행정상 모든 권한을 갖게 된다. 교황은 종신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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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은 어떻게 뽑나

교황은 추기경단의 ‘콘클라베(Conclave)’에 의해 선출된다. 콘클라베는 ‘열쇠를 잠그는 방’이란 뜻으로 ‘유폐 당한 교황 선거 장소’를 가리킨다. 최초의 교황은 성베드로다. 그는 사도들에 의해 선출된 것이 아니라, 예수에 의해 직접 교황으로 간택됐다.

이후 교황 선출은 오랜 세월 ‘폭풍의 핵’이었다. 초기에는 로마 주교(교황)의 선거도 다른 주교 선거와 다를 바 없었다. 그 지방의 성직자와 신자에 의해 선출됐다. 그런데 교황의 지위와 권위가 커지면서 로마 황제와 귀족, 독일 황제 등 외부 세력이 선거에 간섭하기 시작했다. 9~11세기에는 로마 귀족과 독일 왕들이 교황을 해임하고 임명하는 등 교황 선거에 결정적 영향력을 미쳤다. 특히 1046년에는 3명의 교황이 해임됐다.

교회 안에선 개혁의 목소리가 나왔다. 결국 니콜라오 2세 교황은 1059년 이후의 교황 선거를 추기경 주교들에게 국한하는 교황 선거법을 결정했다. 세속의 간섭을 배제하기 위한 획기적 조치였다. 또 1179년 제3차 라테칸 공의회에서는 3분의 2(출석한 선거인 총수 기준)의 다수결 선출 방식이 결정됐다. 그러나 교황 선출에 거의 3년(1268~1271)이란 세월이 걸린 적도 있었다.

그래서 콘클라베가 생겼다. 시간이 너무 걸리자 시민들은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좀 더 신속한 결정을 위해 추기경들을 감금하고, 빵과 물만 공급했다. 새로 뽑힌 교황(그레고리오 10세)은 그 방법이 훌륭했음을 인정했다. 그리고 1274년에 제도화했다. 8일이 지나도 새 교황을 선출하지 못하면, 그때부터 선거가 성공될 때까지 추기경단에겐 빵과 포도주, 그리고 물만 공급하도록 했다.

현재 추기경단이 교황 선거를 위해 유폐되는 장소는 바티칸 궁전 안의 시스티나 성당이다. 교황 선거에는 전원추천(만장일치)·위임 등의 방법도 있으나, 보통 비밀투표로 3분의 2 다수결이 나올 때까지 콘클라베를 계속한다. 그동안 외부와의 접촉은 차단되고, 촬영과 녹음도 금지된다. 선거에 관련된 모든 기록은 교황청 고문서실에 보관된다.

교황을 선출하면 왜 연기를 피우나

새 교황이 선출되는 동안 바티칸시티의 베드로광장에는 시민들로 가득 찬다. 그들은 흰 연기가 피어오르길 기다린다. 투표용지를 태운 종이에서 교황 선거 결과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검은 연기는 결정되지 않았다는 뜻이고, 흰 연기는 새 교황이 탄생했다는 뜻이다.

바티칸이란 명칭의 유래는

바티칸은 베드로 사도가 순교하여 묻힌 로마의 언덕 이름에서 유래했다. 바로 그 순교자의 무덤 위에 베드로 성전이 세워졌다. 교황의 거처와 집무실도 거기에 있다.

교황의 평상복인 수단은 왜 흰색인가

가톨릭에서 성직자들이 평상복으로 입는 발목까지 오는 긴 옷을 수단이라고 한다. 교황은 흰색, 추기경은 진홍(眞紅)색, 주교는 자(紫)색, 사제와 부제는 검은색이다. 교황의 흰색은 그리스도의 대리자를 상징하고, 추기경의 진홍색은 순교자의 피를 상징한다. 순교의 심정으로 양들을 돌보는 목자가 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추기경이란 말의 유래는

추기경은 라틴어로 카르디날리스(Cardinalis)다. ‘돌쩌귀, 축, 중심, 극(極)’ 등을 뜻하는 카르도(Cardo)에서 유래한 말이다. 추기경은 교황의 최측근 협력자며, 중요한 조언자다. 모든 추기경은 임명된 날로부터 교황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갖는다. 80세 이하의 추기경은 교황 선거권이 있다. 교황 선거에는 약 120명의 추기경이 참여한다.

가톨릭 교회의 조직 체계는

가톨릭 교회는 세계교회(보편교회)와 개별교회(교구), 본당이라는 조직 체계를 갖추고 있다. 세계교회 최고 목자를 교황, 개별 교회 최고 목자를 주교, 본당 책임자를 본당 신부 혹은 주임신부라고 부른다. 교황은 초대 교황인 베드로 사도의 후계자이고, 주교는 12사도의 후계자다. 교구의 책임자 주교를 교구장 주교, 보필하는 주교를 보좌 주교라고 부른다. 주교를 임명하는 것은 교황의 고유권한이다. 아주 중요한 일이 있을 때 교황은 전 세계 주교들 모임인 보편공의회를 소집해 결정을 하기도 한다.

지구촌 가톨릭 신자 수는

2005년 교황청에서 발행한 『교회 통계 연감』(2005)에 따르면 세례를 받은 가톨릭 신자 총수는 약 11억1400만 명이다. 대륙별로 인구 대비 신자 비율을 보면 아메리카 62.5%, 유럽 39.9%, 오세아니아 26.3%, 아시아 3.0%다. 세계에서 가톨릭 신자가 가장 많은 나라는 브라질(약 1억5500만 명)이다. 그 다음이 멕시코(약 9500만 명), 필리핀(약 6900만 명), 미국(약 6600만 명), 이탈리아(약 5600만 명), 프랑스(약 4600만 명) 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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