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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밝은 모습 국제적 경쟁력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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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1일자 E3면 기사 “…주한 외국인 모셔라” 계기로 본 한국인-외국인 관계

판을 바꾼 중앙일보가 독자 여러분께 더 가깝게 다가갑니다. 매주 화요일자 소통면에 중앙일보를 읽은 독자의 반응을 싣습니다. 이번 주에는 3월 11일자 경제섹션 3면에 게재됐던 ‘관광객보다 알짜…주한 외국인을 모셔라’란 제목의 기사에 대해 독자들의 의견을 들었습니다. 이 기사는 주한 외국인의 주머니를 열고 마음을 얻기 위한 각계의 노력을 소개했습니다.중앙일보가 발행하는 영자신문인 중앙데일리에도 실린 이 기사를 읽은 외국인들에게도 의견을 물었습니다. 

정리=전수진 기자

내가 한국에 첫 발을 디딘 건 1970년 1월 추운 날이었다. 까만 연탄 구멍이 빨갛게 타들어가는 장면이 아직도 생생하다. 미국 평화봉사단 단원으로 한국으로 오게 됐을 때만 해도 이 나라에 대해 아는 게 전혀 없었고, 이 나라가 내 인생을 바꾸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사실 나는 프랑스어를 사용하는 서아프리카 지역으로 가길 희망했었고, 한국에 온 건 실수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오히려 한국에 온 것에 감사한다. 그렇게 생각하게 된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일단 정치에 대한 국민의 열정이다. 한국을 사랑하는 마음이 움튼 계기도 한국인 친구를 따라가 들었던 김대중씨의 연설이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한국에 대한 애정이 진하게 자리잡은 건 보통 한국인의 삶이었다. 평범한 한국 가족과 살면서 한국어, 한국 문화, 한국 전통에 대한 산교육을 받았다. 당시 한국은 사회적으로 매우 힘든 시기였는데도 사람들의 밝은 표정을 보며 많은 걸 배웠다.

이젠 세월이 많이 흘렀다. 중앙일보·중앙데일리 기사에서도 보듯 한국 내 외국인 수도 많이 늘었고, 무엇보다 이젠 한국이 예전의 미국처럼 젊은이들을 세계 곳곳으로 파견하고 있다. 지난해 캄보디아 출장에서는 현지 시골학교에서 교육봉사를 하고 있는 한국 청년의 프로정신에 감동하기도 했다.

한 가지 애정어린 조언을 하고 싶은 건 있다. 내 조국인 미국의 국민은 달갑지 않은 별명을 갖고 있다. ‘추한 미국인(Ugly American)’이라는 거다. 대부분의 미국인이 아니라 몇몇 미국인의 잘못으로 전체 미국의 이미지가 실추돼 매우 안타깝다. 그런데 최근 몇 년간 ‘추한 한국인’이라는 말이 생겨났다는 얘길 듣고 가슴이 아팠다. 이런 일이 없었으면 하는 게 작은 바람이다. 나도 한국에 더 오래 머물면서 한국이 세계로 뻗어나가는 것을 지켜볼 생각이다. 건투를 빈다(아시아재단은 미국 정부와 여러 국제기구의 도움을 받아 아시아 개발도상국을 지원하는 단체다).

에드워드 리드 아시아재단 한국지부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