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준플레이오프 1차전…수비 실책이 승부 결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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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점수는 공격으로 얻는다. 그러나 경기를 이기게 하는 것은 수비다.

" 미국프로야구 내셔널리그 '올해의 감독' 이 유력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더스티 베이커감독은 시즌 막판 이렇게 말했다.

점수는 방망이로 뽑지만 글러브로 그 점수를 지켜야 이길 수 있다는 것. 특히 경기의 비중이 커질수록 수비의 중요성은 커진다.

점수가 적게 나기 때문. 쌍방울은 2회초 수비에서 최태원의 실책으로 선취점을 내줬다.

1사1, 3루에서 삼성 김태균의 타구는 2루수 최태원의 정면으로 가는 병살타성 타구. 그러나 최는 병살을 지나치게 의식, 조급한 수비를 펼치다 타구를 확실하게 글러브에 담지 못했다.

허둥거리다 1점을 헌납한 꼴. 결국 이 수비는 선발 김원형의 투구수를 늘렸고 조기강판의 원인이 됐다.

삼성 역시 3회말 수비에서 김한수의 실책으로 쉽게 풀어갈 수 있는 경기를 어렵게 끌고 갔다.

1사2, 3루에서 쌍방울 최태원이 때린 타구는 3루수 김한수의 정면으로 가는 타구. 제대로 잡았으면 3루주자가 홈을 파고들기 어려웠다.

그러나 김한수는 3루주자 박경완을 '흘끗' 바라보다 알을 까고 말았다.

이날 두팀의 선발은 모두 커브가 주무기인 정통파 투수. 김원형이 병살타성 타구를 유도한 것이나 김상엽이 3루 땅볼을 이끌어낸 것 모두 낙차 큰 커브에 타자들이 타이밍을 잃고 공의 윗부분을 때린 결과다.

투수는 땅볼을 유도하는데 성공했으나 수비는 모두 집중력을 잃고 실책을 저질렀다.

베이커감독의 지적대로 경기를 이기게 해주는 것은 공격이 아니라 수비라는 것을 일깨워주는 장면이었다.

전주 = 이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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