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유럽에 사상 최대 증시 상장 '홍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5면

올 연말까지 유럽 대기업들의 주식이 각국 증시에 봇물처럼 쏟아져 나올 예정이다.

올들어 유럽 각국의 증시가 전반적으로 호황을 누리면서 각국의 공기업및 대기업들이 자금확보를 위해 주식의 신규 공개및 추가 발행을 하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프랑스.포르투갈.이탈리아의 국영 통신기업들이 민영화의 일환으로 주식을 대량으로 공개하는 것을 비롯, 독일의 폴크스바겐과 루프트한자등 대기업들도 현재 주식의 추가 공개를 예정하고 있다.

증시 관계자들은 이에 따라 올연말까지 3개월간 유럽 증시에 쏟아져 나올 주식공개물량은 분기별로는 사상 최대금액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까지 한 분기동안 이뤄진 주식 공개 대금은 지난 94년 1분기의 4백28억달러가 가장 많았다.

문제는 이번에 대거 쏟아져 나오는 주식 공개 물량이 제대로 소화될 수 있느냐는 점이다. 공개 물량이 워낙 많기 때문이다.

이탈리아 텔레콤 한 곳만 해도 1백20억달러에 달하며 스페인의 엔데사가 73억달러, 프랑스 텔레콤도 67억달러 어치나 된다. 독일의 폴크스바겐은 39억달러, 루프트한자의 공개물량도 28억달러어치다.

게다가 같은 시기에 중국 차이나 텔레콤.호주 텔스트라등 역외 대형 기업들도 대규모 주식 발행을 예정하고 있어 물량 소화 환경은 좋지 않은 편이다.

주식 발행이 이처럼 몰리다보니 일부 기업들은 주식 발행 일정을 재조정하기도 했다.

예컨대 포르투갈 텔레콤은 프랑스 텔레콤과의 주식 발행 경쟁을 피하기 위해 당초 일정을 이틀 연기하겠다고 최근 발표했다.

유럽 증시관계자들은 이번에 쏟아져 나올 물량이 대체로 무난히 소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이탈리아 텔레콤.프랑스 텔레콤.폴크스바겐의 경우 발행 주식의 소화가 어려움에 처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보고있다.

이탈리아 텔레콤의 경우 특히 현재 시장가치로 볼때 1백20억달러를 넘는 막대한 물량이 문제다.

이는 1년전 도이체 텔레콤 공개시 기록한 1백30억달러어치라는 기록적인 물량과 맞먹는 것이다.

폴크스바겐은 현재 주주들에게 주식의 추가 공개를 통해 현금을 더 확보해야한다고 설득작업을 펴고있지만 잘 먹혀들지는 불투명하다.

관계자들은 이번 공개 물량이 제대로 소화되려면 소액 투자자들의 참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한다.

관계자들은 최근 유럽 주식시장이 상승세를 타고는 있지만, 등락이 워낙 심해 소액투자자들의 증시 참여가 생각만큼 이루어지지 않을 것을 우려하고있다.

다만 올들어 지금까지 소액투자자들의 적극적인 증시 참여로 기업공개 물량이 잘 소화돼 나왔다는 점을 들어 낙관하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그러나 주식 공개 물량이 제대로 소화될 것이냐는 역시 공개 당시의 시장 상황에 달려있다. 다행히 현재 유럽 증시 여건은 전반적으로 좋은 편이다.

현재 유럽 각국의증시는 상승세를 타면서 소액투자자들의 각종 수익증권 투자액수가 사상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