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사드 암살요원 캐나다 위조여권 소지 궁지몰린 네타냐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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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지난달 25일 요르단 암만에서 발생한 팔레스타인 과격단체 하마스 고위관리에 대한 암살 기도사건과 관련,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정부가 궁지에 몰리고 있다.

하마스 정치국장 할레드 메샬을 암살하려다 현장에서 검거된 2명의 범인이 이스라엘 비밀첩보기관인 모사드의 요원이란 의혹을 강력히 사고 있는데다 이들이 위조된 캐나다 여권까지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사건은 캐나다 정부가 2일 데이비드 버거 주이스라엘 대사를 소환함으로써 외교문제로까지 비화됐다.

로이드 액스워디 캐나다 외무장관은 이날 뉴욕에서 이스라엘 외무차관과 만나 "암살용의자 2명은 절대 캐나다인이 아니다" 고 강조한데 이어 4일 "이번 사건에 이스라엘이 개입돼 있다" 고 밝혔다.

캐나다가 이번 사건에 대해 이스라엘측에 항의 표시와 함께 대사까지 소환한 것은 사실상 이스라엘의 모사드가 여권위조등에 개입했을 것이란 심증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또 하나 흥미로운 사실은 이스라엘 정부가 지난 1일 하마스의 창설자이자 정신적 지도자인 셰이크 아흐메드 야신 (61.사진) 을 전격 석방한 것과 이 사건의 연관여부다.

당초 야신의 석방소식에 팔레스타인측과 세계 각국은 매우 의아해하면서도 야신의 병세 악화에 따른 인도주의적 조치라는 이스라엘의 설명에 환영을 표시했다.

그러나 2일 이스라엘 TV는 네타냐후 총리가 야신을 풀어준 것은 후세인 요르단 국왕과 뒷거래를 통해 요르단에서 붙잡힌 모사드 암살용의자 2명과 교환하는 조건이었다고 폭로했다.

이에대해 후세인 국왕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 이라고 부인했다.

하지만 이스라엘 정부와 네타냐후 총리는 캐나다측의 대사소환및 언론의 뒷거래 폭로등에 대해 아직 아무런 공식 반응도 보이지 않고 있다.

김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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