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 299명 미래 대한민국 만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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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중앙13개 정부 출연 연구기관을 관장하는 기초기술연구회가 최근 NAP 5대 과제를 선정해 드림팀을 구성, 본격적으로 연구 개발에 들어갔다. 2015년까지 산·학·연 과학자 299명의 작품으로 만들어질 NAP의 드림팀 핵심 인물의 면면과 5대 과제의 내용을 <월간중앙>이 공개한다.

글■박미숙·박미소 월간중앙 기자 [splanet88@joongang.co.kr]
사진■오상민 월간중앙 사진기자 [osang@ joongang.co.kr]

왼쪽부터 김정한 소장(국가수리과학연구소), 정경태 박사(한국해양연구원), 부하령 박사(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박태순 박사(한국표준과학연구원), 김홍곤 박사(한국과학기술연구원).

"국가가 당면한 문제 중 과학기술로 해결 가능한 연구 프로젝트를 제출하라.”

[스페셜리포트] ‘5대 국가 과제’ 해결할 과학자 드림팀 떴다 #태양열에너지, 미래인터넷, 녹색성장 등 5대 국가 과제 시동 # 2015년까지 20조 달러 가치 기반 마련

올 3월로 창립 10주년을 맞은 기초기술연구회가 지난해 연구회 소속 13개 정부 출연 연구기관에 내린 과제다. 현재 또는 미래에 국가적으로 부각될 수 있는 경제·사회적 문제 중 가장 시급한 연구과제를 하나씩 뽑아 제출하라는 내용이었다. 프로젝트의 이름은 ‘NAP(National Agenda Project)’였다.

13개 연구기관이 제출한 과제 중 ‘저탄소 녹색성장 환경측정기술’ ‘조류인플루엔자(AI) 대유행 대응연구’ ‘미래인터넷 네트워크 모델’ ‘태양광을 이용한 무공해 에너지 생산기술’ ‘해양오염사고 예방·방제·복원기술’ 등 총 5개 과제가 시범 프로젝트로 최종 선정됐다.

이 과제를 이끌고 갈 연구팀들은 2015년까지 6년간 기초기술연구회로부터 120억 원의 연구비 지원을 받게 된다. 각 정부 출연 연구기관을 중심으로 대학과 정부기관 등에서 총 299명(환경측정 34명, AI 80명, 미래인터넷 65명, 태양광에너지 43명, 해양 77명)이 NAP 5대 과제에 합류한다. NAP의 연구책임자는 모두 기초기술연구회 산하 연구기관에 속해 있다.

저탄소 녹색성장을 위한 환경측정기술 연구는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의 박태순(57) 박사가, AI 대유행 대응연구는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의 부하령(48) 박사가 주도한다. 국가수리과학연구소의 김정한(47) 소장이 미래인터넷 개발을,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의 김홍곤(52) 박사가 태양광에너지 개발을, 한국해양연구원의 정경태(55) 박사가 해양오염사고 예방기술 연구의 수장이 돼 팀을 이끈다.

기초기술연구회의 민동필 이사장은 “해결하고자 하는 특정 현안과 타깃 기술 수준을 정량적으로 분명하게 제시한 연구과제에 가산점을 주었다”며 “국내 최고 수준의 연구진으로 드림팀을 구성해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관련 인터뷰 200페이지>
NAP를 이끌 드림팀의 어깨에 대한민국의 미래가 달려 있다. 특히 과제 연구책임자들의 리더십과 산·학·관 소속 협력 핵심 과학자들의 협동심은 NAP 성패를 결정지을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김정한 박사 팀 ‘미래인터넷 개발’

●수학계의 노벨상 ‘풀커슨상’ 수상한 김정한 소장
●미래인터넷 개발 연구 권위자 최양희 교수
●<네이처> 표지논문 쓴 ‘복잡계 네트워크’ 대가 정하웅 박사
● ‘정수론’의 전문가 김대열 박사

미래인터넷은 현재 인터넷의 많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인터넷을 처음부터 다시 설계하는 연구다. 이론수학과 첨단 기술의 합동 연구를 총괄하는 곳인 국가 수리과학연구소의 김정한 소장이 팀을 이끈다.

김 소장은 전체 과제의 연구를 통솔하면서 세부적으로는 수학 이론과 통계물리학적 접근을 통해 미래인터넷의 기초 모델링을 개발하게 된다. 그는 “모든 자연과학공학이 그렇듯, 기본 이론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수학이 필요하다”며 “제로(0) 상태에 있는 미래인터넷의 원리를 수학 이론을 바탕으로 만들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 소장은 연세대에서 수학석사 학위를 받은 후 1993년 미국 뉴저지주립대에서 조합론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5년 60년이 넘은 조합론 분야의 난제를 증명한 ‘램지 이론’을 발표했고, 이 업적을 인정받아 1997년 아시아인으로는 최초로 전산수학 분야의 최고상이라고 일컫는 ‘풀커슨상’을 받았다. 이 상은 3년에 한 번 열리는 국제수학회가 이산수학(전산학의 기초가 되는 수학) 분야의 가장 뛰어난 논문에 주는 상으로, 수학계의 노벨상이라고도 불린다.

AT&T 벨연구소 연구원, 카네기멜론대 부교수를 거쳐 전 세계 최고의 과학자들이 모인다는 마이크로소프트(MS) 연구소에서 700명의 연구자 가운데 유일한 한국인으로 활약하기도 했다. 2006년 ‘정체된 한국 이론수학의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며 모교 교수로 돌아온 후 2008년 10월부터 국가수리과학연구소 소장 직을 맡고 있다.

김 소장과 한 팀이 돼 미래인터넷의 네트워크 모델링을 개발하는 최양희(53) 서울대 교수. 그는 미래인터넷 연구로는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최고 권위자다.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나와 1977년 한국과학기술원에서 전자공학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연구원으로 재직 중 컴퓨터 네트워크 분야에 흥미를 느낀 그는 프랑스 국립 전기통신대학(ENST)으로 유학을 떠나 1984년 공학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다시 한국전자통신연구원으로 돌아왔다.

이때부터 최 교수는 프로토콜엔지니어링센터 센터장을 맡아 국내외 학회 및 학술지에 많은 논문을 게재하며 컴퓨터 네트워크 연구를 선도하기 시작했다. 2006년부터는 미래인터넷포럼을 창립해 의장 직을 맡아 국내 미래인터넷 연구자들의 모임을 이끌고 있다. 인터넷과 사회 연결망 등 복잡한 사회를 네트워크 과학이라는 새로운 접근 방법을 통해 분석하는 ‘복잡계 네트워크 연구’. 미래인터넷 연구의 핵심 중 하나다.

이 연구를 이끄는 주인공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 물리학과의 정하웅(40) 교수다. 그는 1998년 서울대 물리학과에서 통계물리학박사 학위를 받고 미국 노틀담대에서 연구원·연구교수를 거쳐 2001년부터 KAIST 물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정 교수는 ‘복잡계 네트워크’라는 새로운 연구 분야를 개척해 왔다.

지금까지 물리학·생물학·컴퓨터공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네이처(nature)> 5편, 3편, ‘Phys. Rev. Lett.’ 6편의 논문을 포함한 통산 누적 피인용 횟수 6,000여 회가 넘는 70여 편의 논문을 발표해 주목받았다. 인터넷의 취약점을 지적한 그의 논문은 ‘인터넷의 아킬레스건’이라는 제목으로 <네이처> 표지논문으로 채택돼 지금까지 무려 1,100번이 넘게 피인용되며 학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그 이후 정 교수는 생물학 분야로 관심을 확대해 신진대사망, 단백질 상호작용망 등 생물 관련 네트워크 연구를 통해 ‘네트워크 생물학’이라는 새로운 학문 분야의 시작을 열었다. 국가수리과학연구소의 김대열(42) 박사는 ‘정수론’ 연구 전문가다. 정수론이란 응용분야 암호로 이루어지는 세계의 기본이 되는 이론으로, 김정한 소장과 함께 기반수학 개발을 발판으로 한 미래인터넷의 초기 모델을 개발하게 된다.

한국과학기술원과 서울대 수학과, 서강대 양자시공간연구센터에서 연구원으로 활약했다. 수(數)에 대한 오랜 연구로 3년간 학술진흥재단이 젊은 과학자들에게 주는 연구지원금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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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태양광에너지 산업은 그 비약적 발전에도 ‘원천기술 부족’이라는 근본적 난관에 봉착해 있다. 기술에서는 선발주자인 선진국들을 따라잡을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부품·소재·장비 등이 부족하다는 현실이 장애로 작용한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의 김홍곤 박사가 이끄는 팀은 태양광을 이용한 무공해 에너지 생산을 위해 광변환 원천기술 개발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김홍곤 박사 팀 ‘태양광에너지 개발’

●지구온난화 방지 대체기술로 대통령 표창 받은 김홍곤 박사
●유기태양전지 연구 개발의 핵심인력 박남규 센터장
●태양광 연구의 산업기술 이전 성공한 윤경훈 박사
●실리콘 기반 태양전지 개발 권위자 이준신 교수

이들의 가장 핵심적 과제는 태양전지의 효율을 높이는 것이다. 기존의 태양전지는 효율이 높은 방식은 발전단가가 비싸고, 단가가 싼 방식은 효율이 떨어지는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 태양전지는 태양광을 전기로 만드는 원리는 모두 동일하나 그 세부적 방법론의 차이 때문에 여러 종류로 나뉜다.

김 박사의 팀 과제 역시 세부적인 4개의 과제로 나뉘는데, 이 중에서도 박남규(49) 한국과학기술연구원 태양전지연구센터장의 프로젝트에 더욱 무게가 실린다. 태양전지는 무기물을 이용한 것, 유기물을 이용한 것으로 나뉘는데, 박 센터장의 연구실은 유기 태양전지 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박 센터장은 “유기 태양전지 안에서도 염료감응 태양전지는 전지의 형태 자체가 투명하고 구부려지는 성질을 가져 창문에 부착하는 등 실생활에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며 “다만 기존의 태양광발전단지에서 사용하는 실리콘 태양전지에 비해 효율이 절반 정도에 불과하지만 가격이 저렴해 발전효율을 높이면 훌륭한 대체 방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센터장은 서울대 화학과에서 이학박사를 획득한 무기화학 전공자다. 그의 기술은 최근 나온 국내 태양전지 개발 연구 중에서 최고로 꼽힌다. 2005년부터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의 에너지재료연구단에 합류한 그는 연구원 내부에서 태양전지 연구 개발의 핵심 인재로 주목받고 있다. 해외 유수의 학술지에 기재된 40여 편의 논문과 세계적 학술대회에서 발표한 경력이 눈에 띈다.

2008년 한 해 동안 ‘이달의 과학기술자상’ ‘신기술대상 지식경제부장관상’‘이달의 KIST인 상’을 수여했다. 윤경훈(57) 에너지기술연구원 박사는 CIGS 박막태양전지 개발을 담당한다. 유리판에 금속 전극을 입히고, 그 위에 화합물로 만든 막을 입혀 태양전지를 만든다. 기존의 실리콘 웨이퍼를 이용한 태양전지는 효율은 높은 반면 너무 비싸다는 치명적 약점이 있다.

박막전지는 기판 위에 아주 얇게 비싼 재료들을 깔아 만드는 것이어서 효율은 떨어지지만 자재비가 싸 대량생산에 적합하다. 윤 박사는 서울대 재료공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리모주대에서 재료공학박사를 취득했다. 태양광분야를 연구한 지 햇수로 15년이다. 현재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에서 태양광연구단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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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학기술연구원 태양전지연구센터장을 맡은 박남규 박사가 연구센터에서 만든 태양전지를 들여다보고 있다.
그의 연구 업적 중 가장 두드러진 성과는 민간 기업으로 기술을 이전한 것이다. ‘동시진공증발법을 이용한 유리 기판 CIGS박막 태양전지 제조’에 관한 기술을 2007년 LG마이크론에 이전했다. 대기업이 박막형 태양전지의 시장성을 눈여겨보고 이를 10년 내에 상용화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것이다.

이준신 성균관대 정보통신공학부 교수는 나노 결정 실리콘으로 태양전지를 만드는 기술 개발로 NAP 드림팀에 합류했다. 이 교수 앞에 놓인 가장 큰 숙제는 ‘효율의 증대화’다. 전지를 구성하는 나노 결정이 그 크기에 따라 흡수하는 빛이 달라진다는 특성을 이용한다. 나노 구조 소재의 크기와 배열을 적절히 조절하면 기존의 박막형 전지보다 훨씬 높은 효율을 이끌어낼 수 있다.

뉴욕주립대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이 교수는 실리콘 기반 태양전지의 전문가로 손꼽힌다. 국내 실리콘 태양전지와 모듈을 생산하는 업체인 KPE 부사장과 연구소장을 겸임하며 기술의 상용화에도 힘쓰고 있다. 이 교수는 KPE에 있던 2007년 전지 부품의 성분 비율을 조절해 태양전지의 최적 굴절률(2.3)에 가까운 굴절률을 갖는 실리콘 질화 막을 개발해 국가 연구개발의 우수 성과로 평가받은 바 있다.

이번 NAP 연구 총책임자인 김홍곤 박사는 태양광을 이용한 수소 제조용 광전기화학전지를 만드는 과제도 함께 수행하고 있다. 태양광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더라도 잉여전기를 비축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 광전기화학전지는 태양광으로 수소를 만들어 저장할 수 있는 에너지 형태로 만드는 기술이다. 기존의 태양전지 기술에서 한 단계 더 응용하는 연구라고 볼 수 있다.

김 박사는 서울대 화학공학과를 거쳐 미국 오번대에서 박사과정을 마쳤다. 1982년 연구원에 들어와 원래는 수소에너지연구센터에서 ‘지구환경보호기술’ 연구를 했다. 지구온난화를 방지하기 위한 CFC 대체 기술, 불소화학 기술 등이 그의 연구대상이었다. 2000년 CFC 대체기술로 대통령표창을 받았고, 2004년 불소화학 산업화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과학기술포장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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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실수가 후회만 남기지는 않는다. 우리 사회는 각종 사건과 사고를 항상 반성의 계기로 삼아왔다. 태안 기름유출사고가 일어난 지 1년이 지났다. 가슴 아픈 일이었지만 이 사고를 통해 해양기름유출사고에 대한 대응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순작용도 있었다.
한국해양연구원이 주축이 된 NAP 과제는 해양 오염물질 유출사고 대응과 지원 기술을 갖추는 것이다.

정경태 박사 팀 ‘해양오염사고 예방’

●국내 최초로 정확한 해류도 완성한 정경태 박사
●새만금 해양환경 연구 전문가 조철호 박사
●유류 오염 환경 위해성 연구의 대가 심원준 박사
●한반도 해양의 수온구조 예측 모델 만든 조양기 교수

만에 하나 태안 사고와 같은 상황이 발생했을 경우 더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하기 위해서다. 고주파 레이더 및 원격탐사 자료동화 기법 등 새로운 기술을 접목해 유출 오염물질의 움직임을 예측하고 초기에 방제하도록 하는 것이 연구의 목표다.

이 과제의 연구책임자인 정경태 박사는 1976년 석사논문을 쓰던 시절부터 해양연구원과 인연을 맺었다. 서울대 해양학과에서 수학하고 해양물리학으로 석사 학위를 받은 그는 학교에 머무르기보다 실전 연구 기회가 더 다양한 해양연구원을 택했다.

이후 호주 애들레이드대에서 응용수학으로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다시 해양연구원으로 돌아왔다. 2002년 서해와 남해 주변 해수의 순환을 컴퓨터를 통한 모델링 기법으로 관찰해 국내 최초로 정확한 해류도를 완성했다.

그 동안 연안에서 벌어지는 재해 대응책과 하구역 관리 및 기능 회복 기술을 개발·연구해왔기 때문에 이번 과제 총괄의 적임자나 마찬가지다. 해양연구원에서 30년 이상 일한 관록에 네 번에 걸쳐 우수논문상을 수상하는 등 화려한 연구실적까지 갖췄다. 해양연구원의 조철호(45) 연구원은 오염물질의 움직임을 예측하는 모니터링 정보 제공을 위해 관측망을 구축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고주파 레이더를 이용해 바다 표층류의 움직임을 관측하는 기술이다. 1991년부터 해양연구원에 소속돼 주로 새만금 해양환경을 연구해왔다. 조 연구원은 “오염물질은 바다의 움직임에 따라 이동하기 때문에 이를 관측한 자료를 바탕으로 예측하는 연구는 이 과제에서 기본 중의 기본”이라고 말했다.

인하대에서 해양물리학으로 석사 학위를 받은 조 연구원은 새만금해양환경연구단에 소속돼 이 지역에 설치한 고주파 레이더를 시험 가동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주 연구 분야는 서해와 동중국해의 해양환경과 우리나라 바다의 해류역학구조 연구다. 해양연구원의 심원준(41) 박사는 유류오염 환경의 위해성을 평가하는 부분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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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 오염을 위성으로 관찰해 자료를 수집, 분석하는 한국해양연구원 해양위성센터 상황실.
그는 지난 태안 사고 때도 조사책임을 맡아 기름 유출로 인한 환경오염을 연구했다. 표면적으로는 쉬운 작업 같지만, 하나의 사고가 해양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정확하게 드러내는 것은 만만치 않다. 심 박사는 “기름에도 사람의 지문처럼 유지문이라고 불리는 특성이 있다”며 “이것을 구분해 사고 영향성을 가려내는 첨단 분석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주요 업무”라고 말했다.

한국해양연구원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이를 실험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있다. 심 박사는 서울대 해양학과에서 박사과정까지 수학했고 2003년 해양연구원에 들어왔다. 태안 기름유출사고가 발생했을 때 외국 출장 중이었던 그는 귀국 즉시 곧바로 현장으로 달려가 50일간 조사캠프를 운영하는 고생을 치렀다.

그는 선박 표면에 바르는 방어도료에 함유된 유해한 환경호르몬 성분을 밝혀내 세계에서 세 번째로 사용금지 조치를 취하게 만들기도 했다. 실제 해양환경에서 유해화학물질이 미치는 영향을 연구해 탁월한 성과를 올린 것이다. 조양기(46) 전남대 해양학과 교수는 오염물질의 움직임을 예측하는 시스템 개발을 과제로 맡았다.

오염물질은 바닷물에 실려 이동하기 때문에 실시간으로 바다의 흐름을 계산해야 한다. 조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지난 태안사고 때도 한반도 주변의 해류 모델을 통해 기름이 전라남도까지 남하할 것이라는 예측 결과를 내놓았다. 그는 이번 과제를 통해 한층 더 정확도가 높은 예측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

조 교수는 서울대 해양학과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국제 공동 해양조사에도 수 차례 참가한 경력을 자랑한다. 광주지방기상청과 전라남도 해양수산정책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며 한반도 해양의 수온구조 예측 모델을 연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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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생명공학연구원의 연구원들이 AI 실험 연구를 하고 있다.

20세기 동안 네 번의 고병원성 인플루엔자에 의한 팬더믹(대유행) 감염병 발생으로 수많은 인명 피해와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입었다. 국내에서도 2003년, 2005년, 2008년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해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08년 고병원성 AI 발생의 경제적 피해가 6,324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태순 박사팀 ‘녹색성장 환경측정기술 개발’

●34년 한국표준연구원의 산 증인 박태순 박사
●라돈 방사능 측정 개발의 선두자 이모성 교수
●한반도 온실가스 전문가 박정규 기상청 센터장

신종 고병원성 AI 바이러스의 출현으로 대유행이 다시 임박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면서 전 세계적 공포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그 중 H5N1은 닭에서는 다양한 내부 장기에 감염돼 48시간 이내에 90~100%의 치사율을 보인다.

가금류에서 사람으로도 옮겨져 1997년 H5N1로 인해 홍콩에서 18명이 감염돼 6명이 사망하고, 이후 2003년 말 아시아에서 시작돼 유럽과 아프리카로 확산됐다.

현재까지 세계보건기구(WHO)에 보고된 H5N1의 사람 감염 사례는 총 382명. 이 중 241명이 사망해 60% 이상의 높은 사망률을 보이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고병원성 AI에 대한 연구는 국립수의과학검역원·질병관리본부가 선두 그룹에 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의 부하령 박사팀은 이들 선두 그룹의 서포트 역할을 하며 NAP 과제를 수행할 계획이다.

NAP 과제 연구책임자 중 유일한 여성인 부 박사는 1983년 서강대 생물학과를 졸업하고 바로 도미해 미주리대에서 미생물학석사를, 웨인주립대에서 세포면역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딸만 여섯인 딸부잣집의 둘째로 태어나 지기 싫어하는 성격을 가진 그는 면역학 및 백신 분야에서 많은 업적을 가지고 있다.

12년이라는 오랜 세월 동안 미국에 체류하며 석· 박사 학위를 받은 후 미시간의대에서 연구원을 지내고 귀국한 미국통이다. 1997년부터 12년간 한국생명공학연구원에서 근무하면서 자궁경부암 백신, 백신 보조제인 아쥬번트 연구 등 응용연구와 선천성 면역조절 연구 등 기초연구를 해왔다.

특히 최근에는 항암 면역을 올려주는 청국장 유래 물질인 폴리감마글루탐산의 연구결과를 면역학 부문에서 세계적 저널인 에 발표해 주목받았다. 개발 중인 자궁경부암 치료 백신은 일본 도쿄(東京)대에서 인간 대상 효능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전공인 폴리감마글루탐산을 이용한 AI 백신의 효능을 현저하게 증진시킬 수 있는 새로운 아쥬번트 연구를 위해 불철주야 매진하고 있다.

이번 연구에서 동물 효능 평가 시스템을 개발하게 된 충남대 김철중(53) 교수. 서울대 수의과대에서 학사와 석사를 취득하고 미국 미네소타대에서 미생물학으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에서 인체 및 동물 감염 RNA 바이러스 연구를 시작으로 바이러스 및 백신 연구에 매진했다.

1993년에는 일본 국립암센터연구소에서 간암을 유발하는 C형간염바이러스(HCV)에 대한 공동 연구를 수행해 최초로 국내 감염 HCV 아형 분석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1996~97년에는 프랑스 파스퇴르인스티튜트(Pasteur Institut)에서 초청연구원으로 분자바이러스학 국제 공동 연구를 수행했다.

대학으로 이직 후 백신 개발의 기반기술 연구를 통해 2000년에는 세포 표면 항원 발현 핵심 기술을 개발해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에 연구 결과를 발표해 과학기술 우수논문상을 수상했다. 2005년에는 세포 표면 바이러스 항원 발현 기술을 이용한 산업화 성과를 통해 장영실상을 수상했으며, 2007년에는 정부로부터 과학기술포장을 수상했다.

이번 연구를 통해서는 변이를 계속하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공통으로 방어할 수 있는 새로운 백신 체계를 개발해 인플루엔자에 의한 대재앙 발생 방지 및 최단 시간에 대응할 수 있는 대책을 준비할 계획이다. 국제백신연구소(IVI)의 송만기(41) 박사는 백신을 주사하지 않고 다른 방법으로 쉽고 안전하게 투여하는 방법을 연구한다.

대유행이 번졌을 때 의료체계가 열악한 후진국에서는 백신을 주사로 투여하기 어렵기 때문에 혀 밑에 넣는 다양한 방법을 연구하는 것이다. 송 박사는 포항공대에서 C형 간염 백신 개발 연구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B형 간염에 대한 치료 백신을 개발해 인체 임상실험 중이다. 2004년 개도국의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백신을 개발하고 도입하는 데 전념하는 세계 유일의 국제 연구기관인 국제백신연구소로 자리를 옮겨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 개발 연구와 차세대 면역 활성화 물질 개발 연구를 하고 있다.

백신 개발을 위한 바이러스 생산 증대 연구를 맡은 김재홍(54) 교수. 그는 26년간 수의과학검역원에서 국가 질병 대책을 진두지휘 해왔다. 국내에서 AI가 처음 발병했을 때인 2003년, 2005년에도 각각 조류질병과장·질병연구부장을 맡아 최일선에 있었다. 김 교수는 1978년 서울대 수의대 미생물학과를 졸업하고 1981년 수의과학검역원에 들어와 오랫동안 AI 바이러스 질병 연구를 했다. 2007년 모교의 수의학과 교수로 돌아온 후 NAP 드림팀에 합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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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녹색성장’이 대세다. 세계 각국은 너나 할 것 없이 금융위기에서 시작된 지금의 글로벌 경기 침체를 벗어날 해법을 ‘녹색성장’에서 찾고 있다. 그 동안 대척 관계에 있던 환경과 경제성장이 이제 상생과 공존이라는 명제 아래 신 성장동력으로 주목받는 것이다. 기존 산업의 성장 정체, 에너지 자원 고갈과 지구온난화, 대규모 실직 등을 해결할 동력이 ‘녹색’에 있기 때문이다.

부하령 박사팀 ‘조류인플루엔자 대유행 대응연구’

●‘청국장’ 이용한 백신 연구 개발 선도자 부하령 박사
●분자 바이러스학 국제 공동 연구 수행한 김철중 교수
●B형 간염 치료 백신 개발에 성공한 송만기 박사
●국가질병대책 진두지휘한 김재홍 교수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050년까지 1990년 대비 80%의 온실가스를 감축하고, 탄소배출상한거래 방식의 배출권 거래제를 도입하겠다는 공약을 밝힌 바 있다.

이 가운데 국내총생산(GDP) 세계 10위, 무역규모 11위의 우리나라에 가해지는 국제사회의 압력도 점차 커지고 있다. NAP 연구책임자인 한국표준과학원 박태순 박사는 “국내 주력 수출품의 기술무역장벽을 해소하고 쾌적한 국민 생활환경 향상을 위해 녹색환경 측정 기술 개발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박 박사는 1975년 연세대에서 물리학을 전공한 후 핵물리학으로 석사 학위를, KAIST에서 핵공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75년 표준연구원이 생긴 지 3년 만인 1978년, 방사선 표준연구실에서 근무를 시작해 올해로 30년을 맞았다. 한국표준연구원의 산 증인인 셈이다. 국내 원자력발전소가 가동되기 시작하면서 방사능 측정 분야의 최고 전문가가 되겠다는 꿈을 키웠던 그는 미국 국립표준기술원과 환경측정연구소, 독일 연방물리기술청 등에서 연구한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에서 가장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방사능 표준기를 개발하기도 했다.

그 동안 30여 종의 방사성 핵종에 대한 국제 상호 비교에 참여하며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표준기관 모임인 APMP의 전리방사선기술위원회(TCRI) 위원장 직을 수행하기도 했다. 표준과학연구원에 근무하면서 방사선연구실장과 환경측정연구단장을 맡아와 이번 표준과학연구소가 제출한 NAP 과제의 최적임자라는 평을 듣고 있다.

청주대 이모성(52) 교수는 1988년 성균관대에서 방사선 측정 분야 논문으로 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1996년까지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에서 환경방사선평가실장으로 근무했다. 이 교수는 여기서 원자력발전소 주변 환경 방사선의 안전성을 평가하고 방사선의 이상 유무를 감시하는 업무를 수행했다.

1994년에는 과거 30여 년간 옛 소련 및 러시아 극동함대가 핵 폐기물을 투기한 동해에 대한 한국·일본· 러시아 및 국제원자력기구 국제 공동 조사에 우리나라 책임자로 참여한 경력이 있다. 이 교수는 대학으로 이직한 후 라돈 방사능 측정 방법을 연구하다 박태순 교수의 권유로 NAP에 참여하게 됐다.

NAP 팀에서 ‘한반도 온실가스 관측 체계 구축’ 연구 분야를 맡은 박정규(53) 기상청 기후감시센터장. 그는 기상청 내에서 국제통으로 통한다. 연세대 천문대기과학과를 졸업하고 기상연구소에 입소했다. 기상 업무를 진행하던 중 연구와 학문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고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기상청 국제협력과를 거쳐 1997년부터 2년간 세계기상기구에 파견돼 일했다.

현재는 기상청의 기후변화감시센터 센터장을 맡아 한반도의 대표 기상 및 기후 인자 관측 업무를 수행한다. 국제통이라는 장점을 현업에 적용해 세계기상기구에서 지정하는 온실가스 분야의 세계교정센터를 지정받고자 하는 야심찬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글■박미숙·박미소 월간중앙 기자 [splanet88@joongang.co.kr]
사진■오상민 월간중앙 사진기자 [osang@ 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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