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 “미국 경제 벼랑 아래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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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미국 경제가 벼랑 아래로 떨어졌다.”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사진)의 경제 진단이다. 버핏은 9일 CNBC에 출연해 “경제가 크게 둔화되고 있을 뿐 아니라 소비자의 행태도 전례가 없을 정도로 바뀌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자신이 운영하는 버크셔 해서웨이도 이런 영향에서 예외가 아니라는 고백도 덧붙였다.

그는 최근 상황을 ‘경제 전쟁(economic war)’에 비유했다. 그는 “공포가 사람들을 지배하고 있고, 경제도 내가 그릴 수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로 진행되고 있다”며 “우리는 큰 전쟁 중에 있고 이에 맞서 싸우기 위해 돈을 써야 한다”고 밝혔다. 1970년대 말보다 더 심각한 인플레이션이 나타날 수 있지만, 그런 우려는 접어 두자는 얘기다.

버핏은 해법으로 지도력과 초당적 협력을 강조했다. 그는 “현재 상황에서 필요한 것은 전시 최고 사령관처럼 보이는 대통령”이라고 말했다. 이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지지와 정당 간의 협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경제위기 해소의 열쇠는 ‘신뢰’에서 찾았다. 그는 “당신의 돈이 있는 곳을 신뢰하지 않으면 세계가 멈출 것”이라며 “오바마 대통령은 국민에게 은행이 더 무너지더라도 고객이 돈을 잃지 않을 것임을 분명하게 밝힐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낙관적 얘기도 했다. 그는 “경제가 조속하게 회복되지는 않겠지만 5년 뒤에는 괜찮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버핏은 지난해 10월 뉴욕 타임스(NYT)에 ‘주식을 살 때’라는 내용의 기고를 한 뒤 주가가 더 떨어진 것에 대해선, “지금도 같은 입장이지만, 기고문을 몇 개월 뒤 쓸 것을 그랬다”고 말했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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