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월드컵축구]한국에 겁없는 일본 신세대 축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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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80년대까지만해도 한국축구는 일본에 대해 일방적인 우세를 보였다.

그러나 근래들어 일본축구는 '한국축구 컴플렉스' 를 벗어나 한국에 대해 강한 자신감마저 갖고 있는 느낌을 주고있다.

가장 큰 이유는 물론 일본축구가 급성장했기 때문이다.

일본은 지난 80년대 중반부터 장기계획을 수립, 차분하게 '한국따라잡기' 를 준비해왔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일본축구선수들의 자신감이다.

특히 한국축구와 맞붙어 대등한 싸움을 벌여왔던 젊은 선수들은 탄탄한 실력 못지않게 "이길 수 있다" 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선수가 일본팀의 주전 MF 나카타 히데토시 (20.벨마레 히라츠카) .GK 가와구치.올림픽대표출신 간판스타 마에조노와 함께 신세대를 대표하는 나카타는 주니어.유스.청소년.올림픽대표등 일본대표팀에서 유일하게 연령별로 국가대표로서 매번 세계대회에 출전했던 선수다.

나카타는 1m75㎝의 비교적 작은 키지만 순발력이 좋고 날카로운 패스와 시야가 넓어 일본공격의 핵으로 부상했다.

올초 대표팀에 발탁돼 9경기에서 4골을 넣는등 만많치않은 슈팅력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나카타는 미우라등 노장들과는 큰 차이를 보인다.

미우라등 노장들은 인터뷰때마다 "월드컵에 반드시 진출하겠다" 며 강한 의지를 보이는등 일본 특유의 사무라이적 기질을 특징으로 한다.

반면 나카타는 "월드컵이 다른 대회와 다를 것이 없다.

내가 월드컵무대를 반드시 밟아야만 한다는 생각은 없다" 고 솔직히 말한다.

"축구에 대한 미련도 별로 없고 오래할 생각도 아니다" 라는 것. 단지 지금 축구가 좋아서 한다는 것이다.

나카타는 이제 20세지만 대표선수중 유일하게 프로선수들의 매니저회사를 차리는등 사업에 보다 큰 뜻이 있다.

미우라를 누르고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마에조노는 결국 거침없는 인터뷰덕에 대표팀에서 탈락하는 비운을 맛기도 했지만 이들 신세대들의 자신감은 일본대표팀의 활력소가 되고 있다.

도쿄 = 신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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