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필 '10월 결단' 띄우며 바빠진 자민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자민련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김종필 (金鍾泌) 총재의 지지율이 바닥을 기면서 허탈감에 일손을 놓았던 자민련은 그러나 이번주부터 이상하리만큼 활동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강창희 (姜昌熙) 사무총장이 25일 대구.부산에 들러 40여명에 이르는 원외위원장과 간담회를 가진데 이어 26일엔 광주에서 호남위원장들과 모임을 가졌다.

강원.충북위원장들과의 간담회는 29일 원주에서 잡혀있다.

姜총장의 연쇄적인 원외위원장 간담회는 'JP의 10월결단을 앞둔 집안단속' 의 성격이 강하다.

추석 직후 당의 동요는 최고조에 달했다.

이인제 (李仁濟) 전경기지사쪽으로 소속의원들의 마음이 흔들린다든가, "총재님이 대통령되는거 하나 보려고 지금까지 있었는데…" 라며 사무처직원이 눈물을 흘린다든가, "JP의 리더십을 이젠 못 믿겠다" 고 흥분하는등 곳곳에서 '위기의 자민련' 을 느낄 수 있었다.

이번주부터 金총재가 당의 각종 회의를 직접 주재하고 이틀에 걸친 소속의원 간담회에서 "모든 것을 맡기고 나의 최종결정에 따르라" " (당이 싫으면) 갈테면 가라" 등 강력한 리더십을 행사하면서 당 분위기가 추슬러지기 시작했다.

姜총장의 '지방순시' 는 이런 배경에서 나왔다.

金총재가 어떤 결정을 내리더라도 이탈자가 없도록 하기 위한 정지작업의 성격이 짙다.

이태섭 (李台燮) 부총재를 25일 정책위의장에 전격 임명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활동력있고 늘 金총재 곁에 있는 李의장은 정책뿐 아니라 金총재의 '10월 결단' 과 관련한 일도 챙길 것으로 알려졌다.

金총재의 20년 측근인 정원조 (鄭源朝) 정세분석실장을 사무부총장으로 복귀시키고 강태룡 (姜泰龍) 충남사무처장을 조직국장에 앉히는등 총재직계를 요직에 배치한 것도 '당 장악력' 을 높이기 위한 인사로 해석된다.

표면적으로 DJP단일화에 치중하면서 물밑에선 '김영삼대통령을 향한 연내내각제 추진' 을 밀어붙이는 金총재다.

최종 결정은 다음달 10일 이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金총재와 당의 탈바꿈하는 모습은 '10월 결단' 과 밀접히 관련돼 있다.

전영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