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고 정기전서 서장훈-현주엽 자존심 대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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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골리앗' 서장훈 (23.2m7㎝.연세대) 과 '하마' 현주엽 (22.1m95㎝.고려대) .

아마농구 최고의 센터인 두 선수가 26일 고려대 - 연세대 정기전에서 만나 자존심을 건 한판승부를 겨루게 됐다.

휘문고 1년 선배인 서장훈이 지난 93년 연세대에, 현주엽이 94년 고려대에 진학한 후 둘의 대결은 언제나 대학농구 최고의 빅카드로 꼽혀 왔다.

차세대 최고 센터로 꼽혀온 이들은 선배들과는 전혀 다른 플레이로 농구팬들을 열광시켰고 국내농구의 '포스트맨' 개념을 바꿔 놓았다.

서장훈은 스피드가 겸비된 '높이' 의 농구, 현주엽은 파워가 실린 '넓이' 의 농구로 만날 때마다 명승부를 연출했다.

그러나 이제 둘에겐 대학 유니폼을 입고 대결할 기회가 많지 않다.

양교 정기전에서 맞붙은 후 12월 농구대잔치에서의 대결이 남아 있을 뿐이다.

졸업반인 서장훈.현주엽으로선 정기전에서의 대결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둘의 대결은 서장훈이 2학년때인 94년 대표팀 차출로, 95년에는 미국유학을 가는 바람에 무산됐다.

지난해엔 한총련 사태로 대회가 유산돼 맞붙을 기회가 없었다.

몸상태가 최악인 두 선수가 이번 정기전에서 맞붙을 가능성은 반반이다.

서장훈은 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대회 기간중 중이염에 걸려 21일 귀국이후 훈련다운 훈련을 하지 못했다.

현주엽도 지난 8일 연습경기 도중 코뼈가 부러져 수술을 받았다.

그러나 "뛰겠다" 는 두 선수의 결의는 변함이 없다.

서장훈은 "선수보호가 먼저" 라는 최희암 감독의 단호한 태도에도 불구하고 동료.선배들을 통해 "10분이라도 뛰고 싶다" 고 호소하고 있다.

현주엽은 얼굴에 보호대를 댄채 훈련에 열을 올린지 오래다.

서장훈과 현주엽이 이번 정기전에서 40분내내 맞대결을 펼치기는 어려울 것이다.

현은 출전하겠지만 서장훈은 어렵다.

그러나 승부처에 닥치면 연세대도 서가 필요할 것이다.

허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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