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발 ‘방망이 열풍’을 식혀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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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한 방을 조심하라=대만은 WBC 대표팀을 꾸리는 과정에서 한국 못지 않게 심한 진통을 겪었다. 결국 왕젠밍(뉴욕 양키스), 궈홍즈(LA 다저스) 등 메이저리거와 주포 천진펑, 린즈셩(이상 라뉴), 장타이산(싱농) 등 베테랑이 빠진 채 마이너리거 9명을 주축으로 팀을 꾸렸다.

그러나 대만은 최근 평가전을 치르면서 만만치 않은 전력을 드러내 한국 대표팀을 긴장케 했다. 가장 돋보이는 선수는 3루수 린이취안(싱농). 그는 일본 요미우리(2일)·세이부(3일)와의 잇따른 평가전에서 2경기 연속 3안타를 쳐냈다. 국제대회 경험이 많은 가오궈칭과 펑정민도 2경기 연속 안타를 때렸다. 그동안 국제대회서 ‘한 방’으로 승부를 걸었던 화력이 살아나고 있는 분위기다. 예즈시엔 대만 대표팀 감독은 “타격이 좋아 해볼 만하다”고 믿음을 드러냈다.

마운드에 나서는 강속구 투수들도 만만찮다. 6일 한국과의 경기에 선발 등판하는 마이너리그 출신 우완 리전창(클리블랜드)과 좌완 니푸더(디트로이트)는 일본 팀과의 평가전에서 최고시속 150㎞대의 빠른 공을 앞세워 인상적인 피칭을 펼쳤다. 김인식 한국 감독은 “대만 투수들이 생각보다 뛰어나다. 마이너리그 투수들의 볼이 괜찮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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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킬러 류현진 나선다=한국 대표팀은 대만을 상대로 에이스 류현진(한화)을 선발로 내세운다. 류현진은 2007년 12월 베이징 올림픽 아시아 예선 대만과의 경기에서 5이닝 동안 탈삼진 5개를 잡아내며 호투했다. 4피안타·2실점으로 승리를 따냈다.

류현진은 “컨디션은 100%다. 비디오를 통해 대만 타자들을 분석했다. 힘 있는 타자들이 많으므로 홈런을 주의하겠다”며 “베이징 올림픽 때처럼 전승으로 2라운드에 진출하고 싶다”고 말했다.

◆추신수는 지명타자로 출전=왼팔꿈치 통증으로 출전이 불투명했던 추신수(클리블랜드)는 우여곡절 끝에 1라운드에서는 지명타자로만 뛰기로 결론이 내려졌다.

대표팀은 5일 WBC 조직위원회 산하 부상방지위원회로부터 “추신수가 지명타자로 뛸 수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밝혔다.

추신수가 4일 소속 팀인 클리블랜드에 “WBC에 뛰고 싶다”는 뜻을 다시 한 번 밝힌 이후 내려진 조치다. 선수 보호를 위해 추신수의 출전에 반대했던 클리블랜드도 ‘1라운드 지명타자 출전 허용, 2라운드 출전은 추후 논의’로 가닥을 잡았다. 결국 메이저리그 사무국·선수노조·의료진 대표 3인으로 구성된 부상방지위원회도 추신수의 의견을 존중하기로 했다.

추신수는 5일 “사흘 전에는 너무 아팠지만 점점 좋아져 지금은 괜찮다. 훈련을 제대로 못 했지만 대주자라도 나가서 팀 승리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도쿄=신화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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