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중토크③] 주진모 “숙원사업은 결혼”

중앙일보

입력


▶숙원사업은 결혼

-지금 고민은 뭡니까.

"차기작이죠. 요즘 엄청 불안해요. 놀고 먹는 백수잖아요.(웃음) 동건형과 외로움에 대한 얘기를 많이 나눠요. 부모님들도 이해 못 해주는 배우들만의 애환이 있는데 서로 그걸 알아주고 채워주니까 관계가 지속되죠. 가끔 서로의 옷을 탐낸다는 게 문제지만."

-옷을 탐내다뇨?

"동건형이 저희 집에 올 때마다 청바지와 티셔츠에 욕심을 내요. 제가 형집에 가면 드레스룸 근처에는 얼씬도 못하게 하면서요.(웃음) 옷은 주로 외국 나갈 때 아웃렛에서 사오는 편이에요. 동건형도 한국에서 명품 사면 너무 돈 아깝대요."

-좋은 배우는 어떤 배우입니까.

"카메라 앞에서 솔직한 배우죠. 저도 '짬밥'을 먹다보니 '최선을 다했구나' '노력하다 말았구나'가 조금씩 보여요. 그렇게 스스로 타협하면 어느 순간부터 퇴보하는 거죠."

-10년 후 어떻게 살고 있을 것 같습니까.

"경제적으로 윤택했으면 좋겠고, 학부형이 된 중년 연기자가 돼 있겠죠. 머리는 희끗희끗하지만 솔직히 그때도 주인공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지난달 10년 만에 팬미팅도 가졌죠.

"남편과 동행한 분도 계셨고, 다들 30~40대 주부가 됐어요. 전에는 곰인형, 종이학이었는데 요즘엔 커피세트, 보약 같은 실용적인 선물을 많이 받았어요. 일본·싱가포르·대만에서 온 분도 계셔서 마음이 짠했습니다. 제가 눈물이 마른 편인데 그날 여러 번 눈물을 삼켰어요."

-숙원 사업은 뭡니까.

"장가 가는 거죠. 1남 3녀의 막내인데 빨리 결혼해서 가정을 꾸리고 싶어요. 행동 반경이 좁아서 여자를 못 만난 것 같은데 이젠 여러 모임에도 나가보고 소개팅도 자주 하고 싶어요. 제 생활을 인정하고 배려해주는 현명한 여자라면 금상첨화죠."

김범석 기자 [kbs@joongang.co.kr]
사진=이영목 기자 [ymlee@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