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기관마다 서로 다른 조건의 대출 상품을 내놓고 있기 때문에 어떤 상품이 자신에게 유리한지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대출자들은 잘 모르지만 최근 은행들이 대출 조건을 대출자에게 유리하게 많이 바꿨다. 거치 기간이나 만기를 별다른 조건 없이 연장할 수 있도록 한 게 대표적이다. 국민은행 박합수 부동산팀장은 “금리 환경이 급변했기 때문에 효율적으로 대출 상품을 선택하거나 대출 조건을 바꾸면 적지 않은 이자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출 수요자들이 꼭 알아야 할 기본적인 대출 상식과 대출 테크를 일문일답으로 알아봤다.
-주택담보대출 상품에는 어떤 게 있나.
“크게 고정금리와 변동금리가 있다. 변동금리는 최저 3개월마다 금리 상황(3개월물 양도성 예금증서 금리 기준)에 따라 금리가 바뀐다. 고정금리는 대출 계약 때 정해진 금리가 2년 이상 적용된다. 요즘에는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연 2~3%포인트 높다. 시중 금리가 오르더라도 대출 금리가 일정 수준 이상 올라가지 않는 금리상한상품이나 대출자가 원할 때 변동금리에서 고정금리로 바꿀 수 있는 금리 혼합형 상품도 있다. 하지만 이런 상품들의 경우 은행들이 수수료 명목으로 추가 금리를 받고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어떤 대출 상품이 유리한가.
“금리가 어떻게 변할지 예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정답’은 없다. 다만 요즘 같이 금리 하락세가 뚜렷할 때는 단기 변동금리가 유리하다. 6개월이나 1년 변동금리 조건으로 계약한 대출자들은 일단 3개월 변동금리로 바꾸는 게 좋다. 추가 비용 부담 없이 이자를 낮출 수 있는 방법이다.”
-고정금리에서 변동금리로 갈아타는 것은 어떤가.
“대출 조건과 대출 시점에 따라 다르다. 2~3년 전 연 8~9%대의 고정금리로 대출받은 경우는 변동금리로 갈아타기를 고려할 만하다. 그러나 계약을 변경할 때 내야 하는 중도상환수수료는 꼭 따져봐야 한다. 국민은행의 경우 대출받은 지 3년 이내에 기존 대출금을 상환하면 대출금의 1.4%까지를 중도상환 수수료로 요구한다. 3년이 지났더라도 은행을 바꾸게 되면 신규 대출에 따른 인지대와 근저당 설정비(대출액의 0.6~0.8%) 등을 내야 한다. 각종 수수료 비용과 이자비용 절감액 간의 손익을 잘 계산해야 한다.”
-거치 기간을 늘리는 것은.
“최근 각 은행들이 대출 규제를 푸는 과정에서 거치 기간(원금 상환 이전에 이자만 받는 기간)을 연장해 주고 있다. 기존 3년을 5년으로 늘려 주는 식이다. 만기도 20년에서 30년으로 늘려 주는 경우가 많다. 대출자 입장에서는 일종의 혜택이다. 시간이 갈수록 돈의 가치는 떨어지는 반면 소득은 올라가기 때문이다. 은행에서 이렇게 변경된 내용을 개별 대출자에게 친절하게 알려주지는 않는다. 대출자 스스로 은행을 찾아가 조건을 바꿀 필요가 있다.”
-싼 이자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금융기관은.
“제2금융권은 가급적 피하는 게 좋다. 초저금리시대라고 하지만 일부 지역 단위 농협의 대출 금리는 연 9%에 이르고, 저축은행은 연 10~15% 수준이다. 대출 자격이 되면 국민주택기금을 통한 대출이나 주택금융공사가 판매하는 대출상품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시중은행보다 대출금리가 낮기 때문이다.”
-특정 대출 상품에 대한 대출 금리를 더 낮추려면.
“가장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방법은 주거래은행을 이용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은행이 거래를 많이 한 우수고객이나 주거래 고객에게는 연 0.2% 안팎의 금리 할인 혜택을 주고 있다. 은행별로 급여 이체, 공과금 자동 이체, 신용카드 신규 가입 등에 따라 금리를 더 내려 주기도 한다. 대출 조건이 확정됐다면 대출 이자를 제때 내는 게 중요하다. 이자를 연체했을 때 대출자가 떠안아야 하는 높은 이자도 부담이지만 신용등급에도 악영향을 끼쳐 나중에 대출 기한을 연장한다거나 할 때 적용 금리가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함종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