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승혜,13일까지 '유기적 기하학'전시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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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홍승혜의 작품을 만나는 것은 항상 즐겁다.

'이해할테면 하고 말테면 말라' 는 식의 난해한 현대미술이 아니라 늘 관람객의 이해와 참여를 북돋우기 때문. 작품의 완성은 관람객의 몫으로 남겨 보는 이에게 최대한의 권한을 부여한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2년만에 만나는 이번 홍승혜의 작품은 확실히 달라진 면모를 보여준다.

이전보다 더욱 더 명료해졌다.

하나의 고정된 틀 안에서가 아니라 작품들이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면서 완성된다는 작품의 개념을 더욱 발전시키고 있다.

'유기적 기하학' 이라는 전시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국제화랑에서 13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전시는 기하학적 패턴들을 유기적으로 연결시켜 부드럽고 서정적으로 표현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홍씨는 "현대산업사회는 기하학적 이미지로 이루어진 것" 이라며 "우리 환경을 둘러싸고 있지만 모두가 매우 삭막하고 딱딱하게 느끼는 기하학적 패턴들에 서정적인 감수성을 불어넣고 싶었다" 고 말한다.

홍씨의 이번 작품은 컴퓨터를 통해 그래픽 이미지를 만들어내고 이를 실크스크린 기법으로 찍어냈다.

판화와 회화라는 경계를 넘나드는 작업과 프레임까지 작품의 연장선상에서 해석해낸 점은 이전의 작품들과 공통된다.

하지만 작품 속 패턴들이 반복되는 과정이나 작품들을 벽돌을 쌓아올리듯 디스플레이한 것에서 건축적인 느낌을 강하게 받는다.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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