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 정약용 봉분에 쇠막대기 10개 박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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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후기 대표적 실학자인 다산 정약용(1762~1836) 선생의 묘에 쇠막대기가 박혀 있는 것이 발견돼 당국이 이를 제거한 뒤 진상조사를 하기로 했다.

29일 경기도 남양주시에 따르면 시는 28일 오전 10시쯤 조안면 능내리에 있는 다산 정약용 선생의 묘역(경기도기념물 제7호) 봉분에 길이 35㎝, 지름 3㎝ 크기의 쇠막대기 10개가 박혀 있는 것을 발견하고 이를 제거했다.

시는 이날 다산 유적지관리사무소 직원 6명과 작업인부 5명이 봉분과 묘역 주변 50평 부지에 잔디를 심는 작업을 벌이던 중 쇠막대기가 박혀 있는 것을 발견했으며 이 같은 사실을 다산 선생 종친회(나주 정씨)에 즉시 통보했다.

김덕환(42) 관리사무소장은 "봉분의 흙을 5~10㎝ 깊이로 깎아 내려가던 도중 봉분 위쪽(머리 쪽)에서 5개, 한가운데서 1개, 아래쪽(발 쪽)에서 4개의 쇠막대기가 각각 수직으로 박혀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시의 한 관계자는 "일제시대 일본인들이 우리 성현들이 묻혀 있는 묘의 혈을 끊기 위해 쇠막대기를 파묻었다는 점에 비춰볼 때 이번 일도 당시의 소행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 측은 쇠막대기가 그리 심하게 녹슬지 않은 데다 과거에는 흔하지 않았던 용접봉과 비슷한 형태를 띠고 있는 점으로 미루어 최근 누군가에 의해 저질러진 짓일 수도 있다고 보고 나주 정씨 종친회 측과 공동으로 자세한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남양주=전익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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