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채권상품 인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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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미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연일 치솟는 가운데 환차익을 노리고 미국채권을 사들이는 국내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2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달러가치가 급등하면서 올초부터 LG.쌍용.선경증권이 판매를 개시한 외국수익증권과 기존의 미국 재무성증권 (TB)에 대한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는 것. 외국수익증권의 경우 저평가된 미국 채권을 편입한 수익증권이 인기를 끌고 있는데 수익률이 연10%에 이르는데다 달러가치 상승으로 환차익까지 거둘 수 있어 투자주문이 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대우.대신.현대등 다른 증권사들도 슈로더.베어링등 외국수익증권의 위탁판매를 위해 재정경제원에 상품인가신청을 내놓고 있는 상태다.

특히 TB는 수익률이 연6~7%에 불과해 당장 역마진이 발생하지만 현 외환시장불안이 지속되는데 따른 환차익을 고려하면 12%선인 국내 회사채 수익률을 웃돌 가능성도 있어 매입 문의가 급증하고 있다.

대우증권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TB매입을 희망하는 투자자가 나타나 달러당 8백40원선에서 10만달러어치의 TB매입을 중개한 적이 있다" 며 "환율불안이 장기화되면 수요자가 늘어날 것" 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미국 채권이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끄는 것은 국내외화예금은 이자가 낮아 환차익만 바라볼 수밖에 없지만 미국 채권은 원화절하에 따른 헤지 (위험회피)가 가능한데다 수익률이 보장돼 투자가치가 높기 때문이다.

매입절차도 간단해 증권사에 계좌를 트고 원화를 내면 증권사가 달러로 환전해 희망펀드에 투자해주며 환매하는데도 5일정도면 가능하다.

그러나 대신증권 박형근 국제영업부장은 "경상수지가 좋아지고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으로 환율이 안정될 가능성이 커 장기적으로 환차익 수입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 이라고 지적했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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