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도시철도 2호선 노선은 어디로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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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광주시가 소 지역갈등을 우려해 도시철도 2호선 노선결정을 무기한 연기해 논란을 빚고 있다.

광주시는 25일 “도시철도 2호선 노선은 서두르지 않고 시민적 공감대가 형성될 때까지 1~2년 충분히 검토한 뒤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박광태 광주시장은 전날 “도시여건 변화에 따라 40~50년 후를 내다보고 결정돼야 할 사안이 지역이기주의로 흘러서는 안 된다”며 “15년 전 결정된 도시계획대로 노선결정을 요구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시민의 발이 되고 기동성이 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할 교통문제에 대해 자기지역 이익에 얽매여 항의하고 방해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이런 상황이라면 노선결정을 강행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또 “각계각층이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대가 이뤄질 때까지 노선결정을 미룰 것”이라며 “1~2년 동안 여론수렴 과정을 거쳐 공감대가 형성될 때 노선이 결정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도시철도 2호선 노선이 기존 순환형과 새로운 남북형 2개 안으로 압축된 가운데 광주 서구와 광산구 일부 주민이 최근 전문가들이 제시한 남북형 노선에 반발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지역개발 수요와 맞물려 시민들 사이에 이해관계가 충돌되는 등 도시철도 노선결정이 자칫 지역이기주의로 흐를 수도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 것이다.

노선을 둘러싸고 시내 지역 별로 불만이 표출될 경우 도시철도 2호선 사업 자체가 차질을 빚고, 내년 지방선거에서 ‘뜨거운 감자’가 될 것이란 분석도 작용했다.

이상배 도시철도건설본부 기술담당관은 “큰 틀의 광주발전 구상에서 전문가들의 내부 의견인 남북형 노선이 마치 확정된 것처럼 알려져 일부 반발을 불러왔다”며 “2호선의 건설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는 형성됐다고 보고 충분한 시간을 갖고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노선결정 연기는 시가 이달 말까지 2호선 노선을 확정해 다음달 시민공청회를 열고 4월 중 정부에 기본계획을 신청키로 한 당초 일정을 뒤집은 것이다. 지역 별로 엇갈린 여론을 의식해 노선 결정 시기를 내년 지방선거 이후로 미룰 경우 2020년 완공 목표인 도시철도 2호선 계획이 장기 표류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광주시는 2002년 당시 건교부가 확정 고시한 순환형 노선이 도시여건 변화에 따른 교통수요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해 노선을 재검토, 최근 남북형 노선을 제시했다. 남북형 노선은 효천역~백운광장~조선대~전남대~첨단지구로 총 연장 24.58㎞다(약도). 순환형 노선은 백운광장~남광주역~광주역~종합버스터미널~시청~상무역~백운광장~효천역을 돌며, 총연장 22.1㎞다. 현재 지하철을 운행 중인 도시철도 1호선(소태~평동)은 동서형 노선이다.

천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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