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주포 조상현은 이날 눈두덩이 퍼렇게 부은 상태로 경기에 나왔다. 조상현은 22일 오리온스와 벌인 경기 도중 김병철에게 맞았다. 고의는 아니었지만 조상현은 충격을 받았던 모양이다. 이날 3득점에 그쳤다. 3점슛 5개와 2점슛 2개를 던져 하나밖에 성공시키지 못했다.
그 대신 신인 기승호가 펄펄 날았다. 그는 이날 팀 최다인 18득점을 기록하면서 승리의 수훈갑이 됐다. 특히 2점 차로 앞서던 종료 1분 전 그가 성공시킨 속공은 팀 승리를 결정했다.
기승호도 조상현처럼 충격을 받은 적이 있다. 초반 큰 활약을 펼친 기승호가 시즌 중반 수비를 등한시하자 강을준 LG 감독은 “너 같은 새까만 신인은 총알받이라는 심정으로 팀 플레이에 전념하라”고 호통을 쳤다고 한다.
그는 지난달 16일 전자랜드의 김성철에게 찰거머리처럼 달라붙다가 얼굴을 맞았다. 팔꿈치 가격은 충격이 워낙 커 일부 이종격투기 단체에서도 허용하지 않는 것이다. 그런 장면이 TV 카메라에 그대로 잡혔고 김성철은 출장 정지와 함께 공개 사과를 해야 했다.
이후 기승호는 슬럼프에 빠졌다. 기승호는 “그땐 매우 위축이 됐는데 이제야 그 충격을 극복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선배인 조상현에게 “나는 얼굴에 멍이 안 들었는데 형은 시퍼런 걸 보니 맷집을 더 키워야겠다”며 농담까지 던졌다. 그러면서도 “결정적일 때 슛 성공률과 노련미는 조상현 형을 따라갈 수 없다. 존경스러운 선배”라고 덧붙였다.
성호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