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병 생긴 가수 '리아' 활동 잠정 중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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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올 상반기 록을 부르는 여가수로는 유일하게 흥행에 성공한 기대주 리아가 10월중순 까지일체의 활동을 중단하고 휴식에 들어갔다.

이유는 목청에 굳은살이 박히는 일명 성대결절에 걸렸기 때문. 이 병은 리아처럼 내지르는 음성이 강한 탁성 가수가 잦은 공연으로 목을 혹사할 경우 쉽게 걸리는 병. 거의 매일 방송이나 공연에 나서야했던 리아의 강행군을 엿볼수 있게하는 대목이다.

지난달부터 탈이 났다는 소식이 들리던 리아는 지난달말 1년 내내 연속공연의 일환으로 서울 라이브극장에서 열고있던 콘서트 최종일 일정을 펑크내 소문이 사실임을 확인시켰다.

그녀의 와병은 인재가 부족한 가운데 단기간에 기계처럼 가수를 돌려 수익을 뽑아내는 가요계의 단면을 잘 보여준다.

가창력있는 가수가 부족한 가운데 거침없는 고음을 내지르는 소녀로커 리아의 존재는 가요계의 주목을 받기에 충분했지만 그녀 역시 연주의 다양성과 경륜을 쌓기에는 시간이 걸리는 신인일 뿐이었다.

하지만 음반공연관계자들은 그녀를 일단 무대에 세우고 보는데 혈안이 됐고 마땅한 뉴스감을 찾기 바빴던 언론은 필요이상의 스폿라이트를 그녀에게 씌우면서 거품을 부채질했다.

병 자체는 불행한 일이지만 리아 본인에게 휴식기간은 좋은 충전기회가 될 수 있다.

푹 쉬면서 고음에 비해 비교적 부족하다고 지적됐던 중저음도 다듬어보고 무엇보다 가수가 자기 활동을 성찰해볼 여유를 전혀 주지않는 연예환경을 되짚어보며 자기만의 음악세계를 구상해보면 좋을 것이다.

강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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