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번 1억弗 모두 재투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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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은행 지분을 매각해 얻은 차익을 한국에 재투자할 것입니다. "

세계경제포럼(WEF) 참석차 방한한 머빈 데이비스(51) 스탠더드 차터드은행 그룹대표는 지난 15일 본지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한국 투자에 강한 의욕을 보였다.

데이비스 대표는 지난 4월 한미은행 지분 9.8%를 씨티그룹에 넘기고 받은 9800만달러를 한국 내 프라이빗 뱅킹(PB) 영업 강화 등에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10년 내에 한국에서 최고 수준의 은행이 되기 위해 영업망 확충에 힘쓰는 한편 기존 은행 인수나 제휴.지분 매입 등 다양한 투자방식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외국 자본의 투자가 단기적으로 돈을 번 뒤 손털고 나가는 방식이어서는 안된다"며 "한국 금융시장과 국가경제에 도움을 주면서 우리도 이익을 얻는 장기적 투자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동북아시아의 인구와 성장속도를 볼 때 서울이 홍콩.상하이.타이베이 등과 함께 금융허브가 될 가능성은 매우 크다"며 "이를 위해 기업지배구조 개선과 투명성 제고, 외국인 직접투자 활성화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영국 웨일스에서 태어난 데이비스 대표는 씨티은행 등을 거쳐 1993년 스탠더드 차터드에 합류했으며, 아시아지역 총괄대표에 이어 2001년 그룹대표에 취임했다.

스탠더드 차터드 은행은 전 세계 50여국에 500여 지점과 직원 3만명의 세계적 은행이다. 68년 국내에 진출해 기업금융과 소매금융을 하고 있다.

나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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