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미군기지 4곳 기름 오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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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서울시는 22일 용산구 이태원동 미 용산기지 인근의 녹사평역(지하철 6호선) 일대와 캠프 킴(용산구 남영동) 주변, 캠프 그레이(동작구 대방동), 유엔사령부(용산구 동빙고동) 등 네 곳의 토양과 지하수 오염면적이 1만6036㎡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는 서울시가 지난해 미군기지 12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밝혀졌다. 녹사평역 주변은 지하수 1만1776㎡, 캠프 킴과 캠프 그레이는 토양·지하수가 각각 591㎡와 2220㎡, 유엔사는 토양 1449㎡가 기름으로 더럽혀졌다.

이중 유엔사와 캠프 그레이는 2007년 5월 우리 측에 반환됐다. 반면 녹사평역 주변 미 용산기지(메인포스트·사우스포스트)와 캠프 킴은 아직 반환되지 않은 탓에 정확한 조사가 안 돼 오염 지역이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캠프 킴은 2012년께, 미 용산기지는 2014년께 반환될 전망이다.

서울시는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미 반환기지 주변의 오염지역에서 약 21억원을 들여 부유 기름과 오염된 지하수를 제거했고 올해도 4억2000여만원을 투입해 정화작업을 벌일 계획이다.


서울시는 특히 녹사평역 일대 정화사업과 관련해 2006년 3월 정부를 상대로 정화비용 반환소송을 제기해 2007년 8월 1심에서 승소한 바 있다. ‘주한미군 등이 대한민국 정부 외의 제3자에게 손해를 가한 때에는 국가가 배상할 책임이 있다’는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 규정에 근거한 소송으로 현재 2심이 진행 중이다. 녹사평역 일대는 2001년 1월 미 용산기지 내 지하 기름탱크 균열로 오염된 뒤 미군 측이 2006년 정화작업을 완료했다고 밝힌 곳이다. 그러나 서울시는 지난해에도 이 지역에서 관정(管井)을 뚫어 오염된 지하수 300t을 퍼내고 부유 기름 15L를 제거했다. 권기욱 서울시 물관리정책과장은 “땅 속에 남아있던 기름이 빗물에 섞여 주변 지역으로 계속 확산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강갑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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