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거미' 앞에선 대포슛도 속수무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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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아온 골잡이의 다이빙 헤딩슛. 스웨덴의 스트라이커 라르손(中)이 다이빙 헤딩슛으로 자신의 두번째 골을 성공시키고 있다. 사진 위는 각국 응원단의 다양한 모습들. [리스본 AP=연합]

한 경기장에서는 90분 내내 골망이 꿈쩍하지 않았고, 다른 경기장에선 쉴새없이 골 폭죽이 터졌다. 15일(한국시간) 포르투갈에서 벌어진 2004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04) C조 예선 두 경기.

기마랑스의 아폰소엔리케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지난 대회 준우승팀 이탈리아와 1992년 우승팀 덴마크의 경기는 끝내 0-0 무승부로 끝났다. "화끈한 공격축구를 선보이겠다"던 이탈리아는 덴마크 골키퍼 쇠렌센의 선방에 속만 태웠다. 전반 12분 토티가 덴마크 골문 30m 전방에서 프리킥을 날렸다. 공은 대포처럼 날아 골대 왼쪽으로 향했다. 쇠렌센은 다이빙하듯 몸을 날려 쳐냈다. 전반 43분에는 골 지역 바깥쪽에서 패스를 받은 델 피에로가 왼발 슈팅을 날렸고, 쇠렌센은 몸을 비틀며 쳐냈다. 흘러나온 볼을 토티가 다시 슈팅했지만 쇠렌센은 오른팔을 번쩍 들어 또 쳐냈다. 후반 12분 비에리의 헤딩슛마저 몸을 솟구치며 쳐낸 쇠렌센은 이날 최고 수훈선수에 선정됐다.

이탈리아의 골키퍼 부폰도 만만치 않았다. 지난 대회 준결승에서 네덜란드의 승부차기를 두번이나 막아낸 톨도를 제치고 대표팀 장갑을 낀 그다. 전반 15분 덴마크 헬베이가 아크 정면에서 날린 25m짜리 중거리슛을 점프하며 쳐냈다. 전반 44분엔 예르겐센의 오른발 슈팅을 잡아냈다. 후반에도 29분 롬메달의 왼발 강슛을 걷어내는 등 몇차례 실점 위기를 막았다.

같은 조 스웨덴과 불가리아의 경기(리스본 호세알발라데 스타디움)는 스웨덴이 5-0 대승을 거뒀다.

스웨덴의 대량 득점은 이브라히모비치와 융베리의 합작 플레이에서 물꼬를 텄다. 전반 23분 이브라히모비치가 노도처럼 달려들어 골키퍼를 문전에서 끌어냈고, 왼쪽에서 달려오던 융베리가 패스를 받아 선제골을 뽑았다. 이어 후반 12분과 13분 라르손이 헤딩슛과 왼발슛을 성공시켜 스코어를 3-0으로 벌렸다. 23분에는 융베리가 얻어낸 페널티킥을 이브라히모비치가 성공시켰고, 40분 알벡이 골키퍼와 맞선 단독찬스에서 한골을 또 추가했다.

강혜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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