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 피플] 주한 EU商議 햄프신크 회장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3면

지난달 취임한 주한 유럽연합상공회의소(EUCCK) 프란스 햄프신크 회장은 15일 본지와 인터뷰를 갖고 "유럽 기업의 투자액이 미국 기업보다 많은 데도 한국의 비즈니스 환경은 미국 중심으로 맞춰져 있다"며 "특히 정부 규제가 대부분 미국식을 따르고 있어 유럽 기업이 한국에서 사업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자동차 배출가스 기준 등 제품 수입과 관련, 한국 정부가 미국식 잣대만 사용하는 것을 예로 들었다.

지난해 유럽 기업의 한국 투자는 30억달러로 전체 외국인 직접투자(FDI)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미국 기업은 이의 절반에 못미치는 12억달러를 투자했다.

햄프신크 회장은 "유럽에 EUCCK 연락사무소를 9월에 개설하겠다"며 "특히 유럽 중소기업들에 한국 투자의 장점을 적극 알릴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연락사무소는 한국 기업과 유럽 기업을 이어주는 플랫폼 역할을 할 것"이라며 "한국과 유럽 기업이 특히 정보기술(IT)분야의 기술교류를 할 수 있도록 주선하겠다"고 말했다. 연락사무소 소재지는 유럽연합(EU)본부가 있는 벨기에 브뤼셀이 유력하다고 덧붙였다.

햄프신크 회장은 "지난달 동유럽 국가들이 EU 가입을 한 데 따라 한국 기업이 동유럽에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겠다"며 "인프라가 부족한 동유럽에 한국 기업이 이를 확충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한편 EUCCK는 15일 한국정부가 제약 가격책정에 불합리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고 성명서를 냈다. 이에 대해 햄프신크 회장은 "한국정부가 제약부문 연구.개발(R&D)센터를 유치하려면 약품 수입과 관련, 불필요한 규제나 까다로운 심사기준을 대폭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네덜란드 출신인 햄프신크 회장은 물류회사 UTS코리아 사장이며 2002년 12월부터 2003년 5월까지 EUCCK 회장을 맡았다.

홍주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