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채권단회의 녹취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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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30일 열린 기아관련 채권금융기관 대표자회의는 김선홍 (金善弘) 기아회장의 자구노력 설명에 그 실천 가능성을 집요하게 따져나갔다.

다음은 주요 내용의 녹취.

▶이관우 한일은행장 = 기아자동차는 임원의 지분이 0.4%고 임직원 지분이 14%를 넘는다.

주식 및 경영권 포기각서 제출이 쉽겠나. 기아 노조가 강성이라는데 인력감원시 노조원의 3분의2 찬성을 얻을수 있나. 노조의 동의서가 필요하다.

▶김선홍회장 = 포기각서는 이미 제출했다.

노조와의 단체협약이 경신돼 모든 동의서 제출을 할수 있다 (노사 합의서 낭독) .

▶나응찬 신한은행장 = 아시아자동차 공장부지를 사려는 사람이 많다는데 실현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

주식은 금융기관의 채권확보때 중요한 담보인데 노조가 성금을 모아 기아가 발행하는 CB를 사는 것은 채권금융기관의 허락을 받아야 하는 것 아닌가.

▶金회장 = 현재 호텔부지의 경우 광주시가 호텔.컨벤션센터를 건립할 계획을 갖는등 원매자가 몇곳 있다.

모두 매각하면 7천억원 정도가 마련돼 아시아자동차 부채 (6천1백억원) 를 먼저 갚겠다.

광주시의회가 용도변경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CB발행은 경영진과 무관한 일이다.

▶장철훈 조흥은행장 = 단체협약이 유보됐다는데 언제까지냐. 또 노조가 협약에 따라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시기는 언제냐.

▶金회장 = 한꺼번에 너무 많은 요구를 하지 말아달라. 우리도 어렵다.

노조와 협의해 합의를 이끌어 나가겠다.

▶김완정 산업은행부총재 = 현재 제출한 각서는 자구이행 각서 수준이 아닌가.

책임경영은 어떻게 되는 것인가.

정상화할 때까지 경영을 하겠다는 의미가 뭐냐. 정상화가 안될 경우 퇴진한다는 보장장치가 없다.

또 기아차와 아시아차를 합병하면 어떤 효과가 있나. ▶金회장 = 책임경영과 관련해서는 이미 정상화가 안될 경우 경영진이 퇴진한다고 밝힌바 있다.

정상화가 안되면 언제라도 경영권을 포기할 생각이다.

기아차와 아시아차의 합병에 대한 구체안은 아직 없는 상태다.

다만 기아차와 아시아차가 상호보완적이기 때문에 합병 메리트는 충분하다.

▶李한일은행장 = 아시아자동차를 분리 매각할 생각은 없나.

▶金회장 = 아시아차를 떼낼 경우 중형트럭과 소형차 (프라이드) 생산기반이 없어져 자동차 전문그룹으로서의 기아차 존립이 어려워진다.

▶표순기 서울은행 전무 = 기산을 계열에서 분리한다는데 공정거래법에 저촉되지 않나. 자동차에 주력한다는데 다른 계열사에 대한 채무보증은 어쩔 생각인가.

▶金회장 = 기아종업원이 가지고 있는 기산지분만 낮아지면 계열분리엔 문제가 없다.

보증채무도 자구노력으로 생기는 자금으로 해결할 수 있다.

▶류시열 제일은행장 = 기아측이 제시한 자구노력은 구체성이 없다.

인력감축이나 임금반납등에 노조동의서를 내겠다고 했는데 언제 내겠다는 이야기인가.

CB발행도 채권은행단의 동의를 받겠다는 것을 문서로 보장하라. 아시아자동차 보유 부동산등 일부부동산 매각으로 시너지 효과를 올린다는데 구체적인 효과가 있겠나. 기산.기아특수강에 대한 보증채무도 쉽게 해결되지 않을 문제다.

송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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