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듣는 재미에 배우는 즐거움을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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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호 11면

12일 저녁 세종문화회관 예술아카데미. 오페라 칼럼니스트 유형종(48<20A9>사진)씨가 오페라 DVD 15장이 담긴 가방을 들고 도착했다. 가방에는 이탈리아ㆍ독일ㆍ프랑스 오페라와 시대별 작품이 고루 들어있었다. “아마 전부는 못 볼 거예요.” 그는 강단 한쪽에 DVD를 쭉 늘어놨다. 3월 개강하는 16주짜리 강의 ‘오페라 하우스’의 프리뷰, 즉 ‘맛보기’ 강좌가 시작됐다.

클래식특강 ‘오페라 하우스’, 다음 달 4일부터 매주 수요일 세종문화회관

두시간 동안 여섯 편의 DVD가 플레이어에 끼워졌다. 오페라 한 편을 보는 것보다 짧은 시간이었다.“이렇게 성악가 노래가 끝난 뒤 열렬히 박수를 치고 싶어진다면 이탈리아 오페라라고 보시면 됩니다. 이탈리아 오페라는 화려한 음악을 중시했으니까요.”

그가 골라온 DVD에는 왕년의 디바와 떠오르는 스타, 파격적 연출로 화제가 된 장면 등이 모두 들어있었다. “몇 백 년 동안 똑같은 노래로 공연된 오페라, 이효리같이 춤추면서 공연하면 어떨까요?”라는 설명이 끝나자 날렵하고 매력적인 성악가들이 대중가수처럼 춤추며 공연한 장면이 이어졌다.

이처럼 이 강의는 오페라의 핵심이 담긴 ‘종합영양제’ 같았다. 오페라를 전혀 모르는 사람의 호기심을 자극한 뒤, 중요한 장면을 머릿속에 쏙쏙 넣어주는 식이었다.
강의 제목을 ‘오페라’가 아닌 ‘오페라 하우스’로 잡은 데에서도 알 수 있듯, 외국의 오페라 하우스에서 오페라의 절반 정도 횟수로 공연되는 발레에 대한 이야기도 풍부하다. 오페라ㆍ발레가 좋아 직업까지 바꾼 유씨가 그간 쌓은 지식의 요약본인 셈이다.

강의는 다음 달 4일부터 매주 수요일 오후 7시 열린다. 문제는 강의료와 시간대다. 16주 40만원의 수강료와 평일 저녁 두 시간씩을 할애해 오페라ㆍ발레를 배울 사람이 얼마나 될까? 세종문화회관은 이 강좌의 수강 정원을 50명으로 잡고 있다. 문의 02-399-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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