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에게 1억원 장학재단 선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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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활발한 기부 활동으로 연예계의 대표적인 ‘나눔천사’로 불리는 가수 션(37·右)과 탤런트 정혜영(36·左) 부부. 올해 결혼 5년을 맞는 이들 부부의 밸런타인데이는 그 어느 때보다 각별하다.

남편 션이 아내 정씨를 위해 준비한 아주 특별한 선물 때문이다. 아내 이름을 딴 ‘정혜영 장학재단’ 설립이 바로 그 선물이다.

지난해 함께 쓴 책 『오늘 더 사랑해』의 인세 수입 1억원으로 재단을 만들고, 올해 100명에게 1인당 100만원씩 장학금을 지급하는 것을 시작으로 후원 활동을 펼친다는 포부다.

이들 부부가 나눔의 기쁨을 진솔하게 털어놓은 포토에세이집 『오늘 더 사랑해』는 지난해 5월 발간돼 지금까지 10만 부 이상 팔려나갔다. 책을 내면서 남편은 늘 기부 제안에 흔쾌히 동의해준 아내에게 이런 약속을 했다. “책이 얼마나 팔릴지 모르지만 수익이 나면 이번엔 꼭 예쁜 선물 하나 해줄게.” 예상 외의 판매부수에 이들의 ‘나눔본능’이 다시금 꿈틀거렸는지 초판 수익금 1000만원을 홀트아동복지회에 기부했다.

그런데 남편이 한 발 더 나가버렸다. “앞으로 나올 인세 수입 전액을 좋은 일에 쓰겠다”고 발표해버린 것이다. 아내는 “선물해준다고 해놓고…”라며 장난스레 눈을 흘겼지만 더는 불만스러워하지 않았다.

남편은 평소처럼 뜻에 따라준 아내가 예쁘고 고마웠다. 혹 아내 맘 속에 조금이라도 있었을지 모르는 서운한 마음을 달래주고 싶었다. 마침 밸런타인데이가 다가오고 있었다.

“저희 삶의 일부가 된 나눔의 정신을 담은 선물이야말로 혜영이에게 뜻깊은 선물이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재단을 설립한 건 앞으로 저희가 살아가면서 지속적으로 나눔 활동을 하겠다는 다짐의 의미이기도 합니다. 저희를 통해 밸런타이데이 선물도 단지 사랑하는 연인만을 위해서가 아닌, 더 못 누리는 타인들을 위해 사랑을 전하는 수단으로 바뀔 수 있었으면 합니다.”

후원 아동 선정 등 재단 운영은 현재 이들 부부가 홍보대사로 활동 중인 홀트아동복지회를 통해 이뤄진다. 션은 현재 MBC 드라마 ‘에덴의 동쪽’과 ‘돌아온 일지매’ 촬영에 바쁜 임신 6개월의 아내 정씨에게 아직 선물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다고 말했다.

션은 14일 오후 열리는 『오늘 더 사랑해』 커플 독자 초대 행사 막바지에 정씨를 위한 재단설립을 발표할 예정이다. “아무리 그래도 이번엔 (보석이나 핸드백 같은) 물질적인 선물을 기대하지 않았겠느냐”는 질문에 션은 “혜영이는 우리가 다 가질 때의 기쁨보다 남과 나눌 때의 기쁨이 훨씬 크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이라는 말로 답을 대신했다.

기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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