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기업 사태와 경제위기 관리 긴급 토론회 - 이모저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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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이날 토론회는 최근 기아사태등 기업부실에 대한 높은 사회적 관심 탓인지 방청객들이 1백석 규모의 은행연합회 국제회의실을 모두 채우고도 남을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

참석자들은 은행.증권등 금융기관 관계자들로부터 기업체.경제단체.경제학회등 학계에 이르기까지 다양했으며, 이동호 (李同浩) 은행연합회장과 서상목 (徐相穆).이상현 (李相賢) 의원 (신한국당) 등도 방청석에 앉아 토론회를 끝까지 지켜봤다.

…본사와 토론회를 공동주최한 경제자유찾기모임의 권회섭 (權會燮) 공동대표 (경기화학 대표) 는 인사말을 통해 "지난주 조찬모임에서 회원들사이에 이 문제에 대한 긴급토론회를 개최하자는 의견이 있어 중앙일보와 공동으로 이 자리를 마련하게 됐다" 며 "대기업 부도는 우리경제의 문제점인 저효율에 따른 고비용구조의 결과로서 초래되는 사회현상" 이라고 진단. …이날 정부를 대표해 나온 윤증현 (尹增鉉) 재경원 금융정책실장은 "최근 일각에서 신용공황 운운하며 정부가 두 손을 놓고 있다고 비판하는 것에 대해 동의할 수 없다" 며 "기업부실은 근본적으로 차입위주의 경영방식이 빚어낸 문제로, 이를 해결하기 위해 무엇보다 당사자들의 자구노력이 선행돼야 한다" 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일부 토론 참석자들은 "정부가 문제해결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한다" 고 주문한 뒤 "예를 들어 한은특융을 내준 뒤 기업에 대한 자금분배는 금융기관의 자율에 맡기는 방법등을 통해 WTO체제내에서의 보조금 마찰을 피해 나갈 수 있다" 며 대안을 제시하기도. …이날 오전 기아노조의 채권단 요구거부방침이 언론에 알려진 탓인지 대부분의 토론자들은 기업부실에 있어 노조의 공동책임론을 주장하는 모습. 김응한 (金應漢) 교수는 "기업부실을 막기 위해서는 경영진의 책임있는 경영뿐만 아니라 근로자들에게도 책임있는 노동이 필요하다" 며 노사 공동책임론을 주장. 재경원의 尹실장도 "기아노조는 지난해보다 올해 파업시간이 가장 길었으며, 생산직 근로자 배치에 노조동의를 요구하고 직원 징계위를 노사동수로 구성하는등 강성노조였다는 점이 널리 알려져 있다" 면서 "노조얘기만 나오면 피하고 보는 자세를 바꿔 노조문화를 합리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고 강조. …이날 방청석에서는 10여건의 즉석 서면 질문이 나왔는데 상당수가 정부의 책임과 후속대책을 촉구하는 내용. 특히 서상목의원은 질문서를 통해 "최근 일련의 사태에서 정부가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 고 지적한 뒤 "구체적으로 해결책을 제시하라" 고 강하게 주문해 눈길을 끌기도. <홍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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