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이수성고문 '호남대통령論'에 엇갈린 반응 보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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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신한국당 경선에서 탈락한 이수성 (李壽成) 고문의 '호남 대통령론' 발언에 여야 3당은 엇갈린 반응을 보이면서 계속되는 그의 돌출행보를 주시하고 있다.

李고문에 대한 신한국당내의 거센 성토 분위기 속에서도 이회창 (李會昌) 대표등 핵심지도부는 李고문에 대한 자극을 피하며 관망중이다.

李대표는 28일 李고문 발언에 대한 논평을 요구받자 "말이 와전됐겠지, 그렇게 얘기 안했을 것" 이라며 외면했다.

김윤환 (金潤煥) 고문도 "다시 당으로 돌아올 수 없을 정도로 너무 나가는 것 아니냐" 고 우려하면서도 "가만히 놔두면 잠잠해지지 않겠느냐" 고 의미를 축소시켰다.

성토가 자칫 李고문의 위상만 올리고 분란을 확산시키는 역효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당내부는 다르다.

당무회의에서 황명수 (黃明秀) 위원은 "축하연에서 시루떡까지 자른 사람이 이상한 발언을 하는 것은 해당행위" 라고 열을 올렸다.

그러자 李대표가 급히 "누구에게나 감정의 정리시간이 필요하고 말이 잘못 와전될 수도 있다" 며 황급히 불을 껐다.

李대표는 이날 신현확 (申鉉碻) 전총리등 TK (대구.경북) 지역 원로들과 오찬을 한 자리에서도 "왜 그런 이상한 말을 하고 돌아다니는지 모르겠다" 고 한 참석자가 비판하자 "술이 조금 취한 상태였다고 한다" 며 앞장서 해명했다는 전언이다.

한편 李고문측 인사들은 진위파악에 나서는등 당황하는 표정이 역력. …국민회의는 李고문 발언이 오랜 지역감정 청산과 여야 정권교체의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라며 반색하는 분위기다.

박지원 (朴智元) 총재특보는 "지역화합 차원에서 그같은 말을 한게 아니겠느냐" 고 긍정적으로 평가.

朴특보는 그러나 "굳이 호남대통령을 언급했다기 보다 경륜과 자질을 갖춘 인물을 지칭한 것일 것" 이라며 또다른 지역감정의 불씨를 만들 가능성을 차단했다.

자민련은 李고문의 '정치개혁' 부분에는 점수를 주었지만 '호남대통령' 언급에는 큰 의미를 두지 않으려는 기색. 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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