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라운지>루이 라뚜르 주한 프랑스 경제참사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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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한국의 고속전철 수주전때 프랑스쪽 야전사령부 역할을 했던 것으로 알려진 주한 프랑스 대사관 상무관실. 대부분 나라의 상무관실이 대사관 내에 있는 것과 달리 프랑스 상무관실은 대사관 (서대문)에서 멀찌감치 떨어진 서울 역삼동에 따로 사무실을 내고 활동을 벌이고 있다.

상무관실의 사령탑인 쟝 루이 라뚜르 (51) 경제담당 참사관은 25년간 중동.아프리카.아시아 지역에서 경제담당 상무관으로 잔뼈가 굵은 베테랑 외교관이지만 한국 근무경력은 1년밖에 안된다.

- 귀 상무관실의 특징은. "한국과 프랑스 양국간 경제적인 현안이 있을 때 공식 채널로 이를 해결하는 임무를 맡는다.

프랑스와 한국 기업의 상호 진출을 돕는 것도 주요 업무다.

상무관실은 주한 프랑스대사관에 배속돼 있지만 직제면에서는 프랑스 경제재무부 소속이다.

상무관실 내에는 프랑스 해외투자유치부 (DATAR) 와 국제전시부 (PROMOSALONS) , 농식품진흥부 (SOPEXA) 요원이 파견돼 현안을 챙긴다.

활동분야는 경제.서비스, 첨단기술등 6개로 나뉘어져 있으며 총 35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 - 한국경제를 어떻게 보는가.

"한국의 현 경제불황은 ▶엔고▶반도체 가격하락에 따른 수출감소▶사회내부 개혁으로 인한 제도 변화등이 이유다.

그러나 한국경제는 결코 심각한 불황에 빠져있지 않다고 본다.

단지 발전의 스타일이 달라졌을 뿐이다.

과거에는 양적인 성장 위주였지만 이제는 ▶환경▶인간과 사회의 동화▶사회내부의 응집력등과 같은 질적인 발전이 이뤄지고 있다.

따라서 한국경제의 전망은 낙관적이라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다.

" - 한국 기업의 강점을 들자면. "역동성을 들 수 있다.

적극적이다 못해 공격적으로 느껴질 때가 많다.

" - 한국에서 일하면서 겪는 애로점은. "제도를 현실에 응용하는 부분에서다.

'관행상 그렇다' 는 대답을 자주 듣는다.

그러나 이러한 관행이 명문화돼 있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결혼이나 가족관계등 프랑스에서는 터부시하는 질문을 거리낌없이 하는 것도 당황스럽다.

" - 한국경제 성장의 걸림돌은 무엇이라고 보나. "기업의 과도한 부채비율을 들 수 있다.

앞으로 한국 재벌도 자기자본 비율을 높이지 않으면 적대적인 M&A등을 통해 외부 진입 기업으로부터 위협을 받을 것이다.

한보 스캔들이 왜 터졌느냐의 문제는 한국민이 더 잘 알 것이다.

결국 정부의 간섭을 줄이고 금융부문에 대한 감시를 강화해 금융권이 위험부담없이 돈을 빌려주는 풍토가 조성돼야 할 것이다."

유권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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