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구, 부도위기 재활용회사 살리기 위해 재활용화장지 사주기 나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8면

"이제 희망이 솟아납니다.

더욱 열심히 노력해서 회사를 다시 살리겠습니다.

" 지하철표와 우유팩을 이용한 재활용화장지 생산기술을 개발해 대통령상까지 받았으나 정부의 구매외면으로 폐업위기에까지 몰린 부림제지 (본지 6월18일자 23면.6월19일자 6면 보도) 윤명식 (尹明植.57) 사장은 하마터면 회사 문을 닫을 뻔했던 위기에서 벗어날 수있다는 생각에 요즘 한껏 들떠있다.

서울서초구 (구청장 趙南浩)가 부도 위기에 몰린 부림제지의 재활용화장지를 판매하기 위해 18일부터 구청 1층로비와 광장에 직판장을 설치하는등 '재활용 화장지 쓰기 운동' 에 나섰기때문. 부림제지는 국내 최초로 우유팩을 재활용한 화장지를 개발, 재활용화장지부문 '환경마크' '그린Q마크' 를 잇따라 획득한데 이어 지난 93년에는 대통령상을 받앗다.

부림제지는 이어 94년에는 지하철표의 마그네틱 테이프 제거기술을 개발, 폐지하철표로 재활용 화장지를 생산해 이 때문에 골머리를 썩히던 지하철공사의 고민을 일거에 해결해 주기도 했다.

하지만 일반 수퍼마켓에서는 외국에서 수입된 펄프나 폐지로 만든 제품을 선호해 도저히 판로를 개척할 수 없었다.

또 조달청에서조차 '재생용품을 의무 구매해야 한다' 는 국무총리 훈령을 애써 외면하고 공장이 강원도에 있다는등의 이유로 이 회사 제품의 구매를 차일피일 미뤄왔다.

이때문에 하루 6만개를 생산하는 회사창고에 재고가 1백50만개나 쌓여 두달째 60명 직원 월급도 지급하지 못한 상태. 또 이달초부터 청평공장은 문을 닫았고 춘천공장도 기계 두대중 한대만 가동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같은 사정을 신문을 통해 접한 趙구청장은 긴급 간부회의를 소집, 만장일치로 '재활용 화장지 쓰기 운동' 을 적극 추진하고 나선 것. 서초구는 우선 1차로 화장지 10만개를 구입해 우유팩 재활용 화장지는 1타 (10개)에 2천1백50원, 지하철표 재활용화장지는 1타에 2천원에 판매키로 했다.

구는 또 구청사내는 물론 관내 기업체와 6천여 음식점, 동사무소와 각종 직능단체에게도 적극 동참을 호소할 계획이며, 구내 전광판에 안내광고를 내보내고 대형 현수막도 설치하는등 최대한 지원에 나설 작정이다.

박신홍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