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에 길이 있다] 암·신부전증 중환자 ‘약죽 요법’ 효과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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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암이나 신부전증 등 중병으로 투병하는 환자들은 병마와 싸우기 위한 체력 유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항암제나 항생제에 의한 부작용 때문에 구토와 복통·소화불량·간기능 저하에 시달린다. 음식을 제대로 섭취하지 못해 체력과 면역력도 떨어진다.

이를 상당 부분 해결해 줄 수 있는 보조치료법이 한방에서 유래한 ‘보간산(補肝散) 약죽요법’(사진)이다.

이 보양음식은 조선 숙종 때 어의였던 김씨 성을 가진 사람이 전래의 약죽 요법에 보간산을 더해 궁중처방으로만들었다고 전해진다.

오랜 투병으로 체력과 소화력이 떨어진 중환자들이 대용식으로 섭취하면 소화기능과 체력을 증진시켜 빠른 회복을 돕는다.

주원료인 ‘보간산’은 율무·맥아·감인·맥문동·계피 등 10여 가지 한방 생약재로 만든 분말. 약죽은 이 가루를 넣어 쑨 약이자 건강식품이다. 개인의 병증이나 체질에 따라 약재를 가감하기도 한다. 참깨·잣·콩·소고기·당근·고구마 등을 넣어 입맛과 체질에 맞게 섭취할 수 있다.

원래 보간산은 간기능 개선을 위한 처방으로 간암·간경화·간염 등에 주로 활용했다. 실제 이 약재의 효능을 보기 위해 6주간 동물실험을 했다. 그 결과, 1% 보간산을 복용한 쥐는 간기능과 면역기능의 지표가 되는 적혈구가 60% 상승(대조군 52%)했고, 글로불린은 17%(대조군 12.4%), 알부민 수치는 61.7%(대조군 48%)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임상에서 암 환자에게 4주간 약죽을 투여하자 항암치료 때 발생하는 소화불량과 구토 증상이 80% 이상 줄었다.

신부전증의 경우엔 주 2~3회 투석치료가 1회로 감소한 환자도 관찰됐다. 보간산은 선친에게서 전수받은 가전(家傳) 처방이기도 하다.

박재상 (보인당 신비고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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