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뷰>막내린 MBC드라마 '산' , 시청률 저조… 깨끗한 소재는 호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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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15일 막을 내린 MBC 드라마 '산' 은 대작이다.

2년 가까운 준비및 제작기간에 제작비만도 30억원에 이른다.

연기자들은 알프스와 히말라야에서 고산병에 시달리면서도 직접 암벽과 빙벽을 올랐다.

그러나 시청자들의 이목을 끄는 데는 실패했다.

그 이유를 '산' 의 연출자 정운현PD (사진) 는 이렇게 말한다.

- 시청률 (15% 정도) 이 높지 않았던 이유는. "드라마가 안 좋았기 때문이다.

내탓이다.

" - 구체적으로 말한다면. "스토리가 약했다.

미니시리즈도 이야기가 처음부터 끝까지 주인공 중심으로 펼쳐지는 통일성이 있어야 한다.

'산' 의 경우는 매편마다 기태.정태.우태.상훈.성규.여가.시우 등이 번갈아 주인공이 됐다.

흐름이 흩어질 수 밖에 없다.

- 구성에 문제가 있었다는 말인가.

"그렇다.

시청자들은 연속되는 드라마라기보다 매회 단막극을 보는 느낌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시청률이 높았다면 이런 시도가 획기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졌을 수도 있다.

" - 눈에 띄는 스타 연기자가 없었던 이유는. "시청률에 스타가 기여하는 바가 큰 것이 현실이다.

내 드라마를 사람들이 많이 보기를 바라는 욕심에 스타 한사람을 기용하러 6개월이나 매달렸으나 끝내 캐스팅하지 못했다.

등반훈련과 해외촬영 등으로 1년 가까이 한 드라마에 전념할 스타 연기자는 없었다.

" - '드라마가 깨끗한 느낌을 준다' 는 평도 있는데. "불륜.폭력.화려함 등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산' 에는 그저 '거기 산이 있기에' 산을 오르는 사람들의 인간 정신만을 담으려 노력했다.

물론 하얀 산봉우리들도 깨끗함에 한 몫 했을테고. " 92년 '여명의 눈동자' 이후 MBC는 94년 '까레이스키' , 95년 '전쟁과 사랑' , 그리고 올해 '산' 에 이르기까지 대작마다 실패했다.

때문에 앞으로도 시청률을 고려할 때 수지가 맞지 않는 대작 만들기를 기피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사람들도 있다.

<권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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