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ter 키워드 뉴스] 포스트 9·11 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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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의학계가 새로 정의하려는 병명이다. 2001년 9월 11일 미국 뉴욕의 국제무역센터가 비행기 테러공격으로 무너졌을 때 현장에서 구조활동을 벌인 사람들이 집단으로 걸린 병을 말한다. 대부분 폐암이나 폐질환을 앓고 있다.

미국 마운트시나이 메디컬센터가 9·11 당시 건물 붕괴현장에 투입된 3000여 명을 조사한 결과 24%가 폐기능 이상으로 고통받고 있다는 보고서를 내놓았다고 AP통신이 5일 보도했다. 2004~2007년 이루어진 이번 조사는 2002~2004년에 이어 두 번째다. 2002~2004년엔 28%가 폐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마운트시나이 메디컬센터는 본인 동의를 얻어 3160명의 병력을 추적해 왔다.

미국 폐협회 노르만 H 에델만 박사는 “테러 발생 5년이 지난 후에도 폐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이 크게 줄지 않은 것은 이 질환을 새로운 병명으로 정의하는 데 중요한 발견”이라고 말했다. 그래도 ‘포스트 9·11 병’이 단순한 폐질환과 다른 새 병명으로 인정받기 위해선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당시 현장에 있었던 사람이 동시에 폐질환에 걸린 원인이 구체적으로 규명돼야 하기 때문이다. 이번 논문은 미국 흉부의학회가 발간하는 학술지 ‘체스트(Chest)’ 최신호에 발표됐다.

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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