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령·학력 조건 동일할 경우 영어 잘하면 임금 30% 높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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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를 잘하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임금 격차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001년에는 영어시험을 거치고 입사한 직원이 평균 39%의 임금을 더 받았으나 2005년에는 그 차이가 57%로, 2007년에는 65%로 벌어졌다. 건국대 김진영(경제학)·고려대 최형재(경제학) 교수는 5일 한국노동연구원이 개최한 ‘한국노동패널 학술대회’에서 발표한 ‘우리나라 노동시장에서 영어 능력의 시장가치’라는 논문을 통해 이 결과를 발표했다. 김 교수는 “나이나 학력, 근무연수 등을 감안하지 않고 단순히 ‘영어’ 를 기준으로 할 때 영어를 잘하는 사람이 기업에서 더 대접받는다”고 말했다.

‘영어 프리미엄’은 연령·학력 등 다른 조건이 동일할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직무에 영어를 사용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2001년 21%, 2005년 24% 임금을 더 받았으며 2007년에는 27% 높았다.

이번 연구 결과는 우리나라 임금노동자 4300명을 대상으로 2001년부터 2007년까지 토익(TOEIC) 점수·직무영어능력·수능 점수·거주지 등을 종합적으로 추적 조사해 얻어냈다.

그러나 토익 점수는 임금에 별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 수능 점수가 낮고 영어능력이 뛰어난 근로자보다 영어능력은 낮지만 수능 점수가 높은 근로자의 임금이 더 높았다. 김 교수는 “영어라고 하는 특정 분야의 능력이 일반 능력이라고 할 수 있는 수능 점수보다 임금에 덜 영향을 미치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14세 때 대도시에 살고 아버지의 학력이 높은 자녀가 영어에 자신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세 때의 거주 지역을 기준으로 할 때 영어 회화를 할 수 있는 사람의 비율에서 서울(49.9%), 광주(48.6%), 인천(46.4%)이 높고 강원도(26.6%), 충북(25.4%), 충남(15%)은 낮았다.

이원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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