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일거리>백상타올 직원에서 사장된 박천서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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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충북 청주산업단지의 백상타올(구 프린스타올) 박천서(朴千緖.36.충북청원군강내면.사진)사장.7년전 디자이너로 입사해 지난 95년7월 회사가 부도나기 전까지 그는 평범한 근로자였다.

그러나 부도가 나자 사장을 비롯한 회사 간부가 자취를 감추고 주거래은행과 채권자들의 채권환수 압력이 들어오자 상조회장이던 그는 회사를 살리기 위해 노동조합을 결성했다.위원장으로 취임한 그는 80명의 근로자를 이끌고 은행및 채권자들을 설득,공장을 재가동시켰다.朴위원장은 근로자들과 머리를 맞대고 매일같이 생산성 향상방안을 모색해 4~5%에 이르던 불량률을 절반 이하로 낮추는등 제품의 질을 개선했고 그 결과 주문도 늘어만 갔다.이에 따라 회사는 부도난지 3개월만에 밀렸던 임금을 지불하고 경영도 안정을 찾아갔다.

마침내 지난해 11월 주거래은행이 실시한 임의경매에서 朴위원장은 14명의 동료들과 은행에서 자금을 차입하는등 16억5천만원에 달하는 인수자금을 모아 회사를 인수한뒤 사장에 취임했다.

인수 직후 朴사장은'고임금 저마인드'를 가진 일부 간부를 정리하는등 과감한 경영혁신으로 제2의 도약을 시도했고 백상은 올해 매출목표를 부도전의 1.5배정도인 50억원으로 늘려 잡는등 부도의 악몽을 완전히 떨쳐 버렸다.

근로자 시절 회사에 대해 섭섭하게 생각했던 것들인 경영실적공개및 작업환경과 후생시설을 개선,근로자들이 일할 맛 나는 회사로 재정비하고 있는 朴사장은“경영진은 근로자의 마인드를,근로자는 경영진의 마인드를 갖는 회사를 만들어 보겠다”고 말했다. 청주=문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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