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과학영재학교 설립 본궤도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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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대구시 수성구 황금동의 대구과학고 전경. 이 학교는 2011년 3월 대구과학영재학교(가칭)로 바뀐다. 대구과학고는 시내 다른 곳에 새로 설립돼 같은 시기에 문을 열 예정이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대구과학영재학교(가칭)의 설립 작업이 본격화하고 있다.

대구시교육청은 현 대구과학고(수성구 황금동)의 교실과 기숙사 시설 등을 증축해 과학영재학교로 사용키로 했다. 시교육청은 학교 부지에 6층짜리 건물을 새로 지어 교실로 사용한다. 현재 사용 중인 교실은 개보수해 실험실로 활용키로 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이달 중 설계에 들어가 7월께 교실 건물 신축공사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사는 내년 말 마무리된다. 시교육청은 2011년 2월까지 모든 공사를 끝내고 3월 과학영재학교를 개교할 방침이다. 신입생 수는 대구과학고(92명)와 비슷한 96명이 될 전망이다. 시교육청은 대구과학고 측과 협의해 학교명을 결정하기로 했다.

◆실험·연구 중심의 ‘과학 두뇌’ 양성=대구과학고를 과학영재학교로 바꾸는 것은 ‘과학 영재’ 양성을 위해서다.

대구교육청과 대구과학고는 교육과학기술부의 서면·현장 평가 등을 거쳐 지난해 12월 과학영재학교를 따냈다. 경기·경남·경북·광주·대구·대전·전남 등 전국 7개 과학고가 신청했으나 대구와 경기과학고 등 두 곳만 통과됐다. 대구과학고의 구교석 교무부장은 “과학고 학생의 우수한 학업 성과와 과학영재학교의 학생·교원 선발, 기자재 확보 방안 등 학교 운영 계획을 높게 평가한 것 같다”고 말했다.


과학영재학교의 수업은 실험·연구 중심으로 진행된다. 수학·물리·지구과학 등 과학 과목의 수업시간을 늘린다. 심화학습을 통해 대학에서 가르치는 수준의 교육을 하겠다는 것이다.

영재교육진흥법에 따라 교육과정을 자율적으로 편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교장과 교사를 외부에서 공모할 수 있도록 했다. 과학고는 초중등교육법을 적용받아 일반고교와 비슷한 과목을 가르치고 있다.

과학고는 과학 인재를 일찍 졸업시켜 대학에 진학할 수 있도록 했지만, 과학영재학교는 3년 과정을 채우도록 할 방침이다.

대구시교육청 최수돈 과학교육담당 장학관은 “유수한 대학과 학점 협약을 맺어 영재학교 학생들이 재학 중 미리 대학 학점을 딸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 장학관은 “과학영재학교는 국가 기술 발전에 기여할 ‘과학 영재’를 길러내는 교육에 치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구과학고는 2학년(92명) 가운데 60∼70%가 조기 졸업과 함께 KAIST(한국과학기술원)·서울대·포스텍 등에 진학하고 있다. 그러나 과학영재학교 학생들은 3학년을 마친 뒤 이들 대학이나 해외의 유수 대학에 진학할 것으로 시교육청은 전망했다. 2003년 설립된 한국과학영재학교(부산)의 경우 졸업생(지난해 9월 기준) 142명이 KAIST(93명), 서울대(19명), 해외 유학(15명), 연세대 등 기타(8명), 포스텍 (7명) 등에 진학했다.

◆대구시도 지원 나서=시는 과학영재학교의 개교에 필요한 비용 177억2000만원을 지원한다. 교실 건물 신축과 실험실 리모델링, 각종 실험 기자재 도입에 투입된다. 또 매년 학교 운영비 55억원 중 절반을 대기로 했다.

김범일 대구시장은 “우리 지역의 인재를 키우는 일”이라며 “학생들이 공부에 전념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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