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10년 결실 MBC라디오 '브론즈 마우스'상 받은 MC 김혜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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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시잉글~버엉글~쇼!” 낮 12시25분이면 늘 듣게 되는 활기찬 음성의 주인공 MBC-AM '싱글벙글쇼'의 DJ 김혜영(35)씨.김씨가 강석씨와 함께'싱글…'의 진행을 맡은지도 어언 10년이 넘었다.

16일 MBC라디오 방송경력 10년 이상의 진행자에게 수여하는'브론즈 마우스'상을 받은 김씨는“지나간 10년은 인생공부를 한 시간이었다”며 행복한 표정을 짓는다.처음 진행을 맡았던 87년 25세의 꽃다운 처녀였던 그는 강산이 한번 변하는 동안'청춘을 다 바쳐서'진행을 맡아 어느덧 아홉살.두살난 두 딸의 엄마가 됐다.

'김혜영=MC'라는 공식이 익숙해져 있는 지금 그가 코미디언 출신이라는 사실을 떠올리기란 쉽지 않다.

“처음엔 못한다고 참 많이 혼났어요.아무리 혼나도 그만 두겠다는 말을 하지 않는 저를 두고 지독하다고들 말할 정도였죠.” 청취자들의 편지를 집에 싸가지고 가 읽는 열성으로 그는 5년만에 최우수 진행자상을 받기에 이르렀고'싱글…'는 스무번의 청취율 조사에서 열번 이상 청취율 1위를 차지하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그런 대기록의 뒤에는 믿지 못할 일화도 많다.

88년 결혼식날 웨딩드레스 차림에 신부화장을 하고 진행을 마친뒤 결혼식 사회를 맡은 강석씨의 손을 잡고 식장으로 뛰어간 것은 방송계의 전설로 돼가고 있다.또 해산한지 보름만에 다시 마이크 앞에 선 것도 그의 애착과 억척을 말해준다.“남편(MBC 보도국 양재철 차장)은 물론 10년째 함께 한 기둥서방(?) 강석씨에게도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때로는 호들갑스러운 아줌마같은 웃음으로,때로는 소녀같은 울음으로 청취자와 10년을 함께 한 김혜영씨.'삼천 육백 쉰날 더하기 영원.그대 소리는 뛰어나게 청아하지도 감미롭지도 않지만 진솔한 삶의 소설입니다.' 잠실에 사는 애청자가 보내준 축하 시구가 그를 잘 묘사하고 있다.한편 MBC 라디오는 20년이상 진행자에겐'골든 마우스'상을 수여하고 있으며 지난해 DJ 이종환.김기덕씨가 이상을 받았다. 김현정 기자

<사진설명>

김혜영씨가 이득렬사장과 함께 상패를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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