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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1970년대, 그 때를 아십니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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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1970년대-. 40대 이상이라면 이 시절에 대한 아련한 향수를 갖고 있을 것이다. 먹고 살기는 힘들어도 가족의 따스한 정이 살아있던 시절. 통기타와 청바지가 유행하고, 여자들의 미니 스커트와 남자들의 긴 머리를 경찰이 단속하던 시절이었다.

오는 14일부터 KBS-1TV에서 방영될 일일 아침 드라마 '그대는 별'(월~토요일 오전 8시5분)은 따뜻했지만 암울했던 그 시절의 향수를 다룬다. 드라마에선 갈래머리를 한 여고생, 엘비스 프레슬리를 좋아하는 멋쟁이 버스기사, 펜팔 친구 등 지금은 사라진 옛 풍경을 만날 수 있다. 제작진은 드라마 제목 앞에 'TV 소설'이라는 수식어를 붙였다. 시청자들이 문학적 향취를 물씬 풍기도록 하겠다는 의도다.

실제로 이야기의 뼈대를 보면 70년대 소설을 읽는 듯하다. 본처와 첩, 그리고 이들이 각각 낳은 딸들의 갈등이 중심축이다. 무능한 남편 동필(송기윤.(右))을 사이에 두고 본처 금분(고두심.(左))과 화류계 출신의 첩 애심(이응경.(中))은 허구한 날 티격태격 전쟁 아닌 전쟁을 치른다. 딸들 사이도 좋을 리 없다. 첩의 딸 인경(한혜진)은 천사같이 착해 당하고만 사는 반면 본처의 딸 화연(임지현)은 복수심과 질투에 눈멀어 인경을 밟고 일어서는 악녀로 그려진다. 인경과 화연은 총각 교사인 정우(김승수)를 사이에 두고 삼각관계를 이룬다. 화연은 정우가 술취한 틈을 이용해 하룻밤을 지낸 뒤 임신했다고 거짓말을 해 정우의 발목을 잡는다.

송기윤은 "70년대에 비해 지금은 물질적으로 풍족하지만 정서적으로는 잃은 것이 많다.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어하는 이들이 보면 좋을 드라마"라고 소개했다.

고두심이 아침 드라마에 출연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주변에서는 "왜 하필 아침드라마냐"고 말리는 분위기였다고 한다. 하지만 "아침 드라마를 하면 배우로서 좀 시들었다는 선입견이 퍼져 있는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는 아침 시간대든 저녁 시간대든 다 같은 드라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4월 끝난 '꽃보다 아름다워'의 느낌에서 빨리 빠져나오고 싶었다"며 "이 드라마에서도 첩을 본 조강지처로 나오지만 전처럼 가슴앓이를 심하게 하는 인물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주정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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