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타오, 김정일 중국 방문 초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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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中)이 23일 방북한 왕자루이 중국공산당 대외연락부장(左)을 만나 환담하고 있다. 중국과 북한은 김 위원장과 왕자루이 부장의 회동 사실을 확인하면서 여러 장의 관련 사진을 북한 조선중앙TV와 중국 신화통신을 통해 공개했다. 이에 대해 우리 측 정보 당국의 한 관계자는 “이날 공개된 사진을 확대 분석한 결과 김 위원장의 왼손이 많이 부어 있고 이마 정수리 부분의 탈모가 심하게 진행된 점을 발견했다”며 “지난해 8월 발병했던 뇌졸중의 후유증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화통신=연합뉴스]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3일 오전 방북 중인 왕자루이(王家瑞)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을 만났다고 중국 관영 신화(新華)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외빈을 만난 것은 와병 이후 6개월 만이다. 왕 부장은 김 위원장에게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친서를 전달했다고 북한 조선중앙방송과 평양방송이 보도했다. 후 주석은 친서에서 "나는 김 위원장에게 편리한 시간에 다시 한번 중국을 방문해 주시기를 희망하며 당신의 방문을 환영합니다”라고 말했다.

신화통신은 "김 위원장이 ‘북한은 한반도를 비핵화하려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통신은 이어 "김 위원장은 중국과 협력을 원하고 6자회담이 진척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통신은 또 김 위원장이 왕 부장과 환담하는 장면, 류샤오밍(劉曉明) 북한 주재 중국대사와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 등과 찍은 기념사진 등을 공개했다.

왕 부장은 2001년 2월 이후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북한을 다섯 차례 방문했으며 그때마다 김정일 위원장과 면담했다. 왕 부장의 방북 목적에 대해 베이징 외교 소식통은 “올해 북·중 수교 60주년을 맞아 다양한 교류 내용을 협의하기 위해 왔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앞서 왕 부장은 22일 평양 만수대 의사당에서 김영일 북한 내각총리를 면담했다. 같은 날 최태복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도 만났다.

이기동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건강을 회복한 김 위원장이 대내외 활동을 본격적으로 재개하겠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며 “다음 달 김 위원장의 생일(16일)을 전후한 시점에 공개적인 장소에 모습을 드러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장세정 특파원, 서울=예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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