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경제팀, 취임식도 미루고 현장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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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구성된 이명박 정부 2기 경제팀이 사령장도 받기 전에 비상 경제상황을 헤쳐나가는 데 합류했다. 돌아가는 경제 사정이 워낙 다급하다 보니 여유 있게 현안을 파악하고 구상을 가다듬을 틈도 없이 실전을 진두지휘해야 할 판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20일 청와대에서 새로 임명된 장·차관급 인사들에게 임명장을 준 뒤 간담회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왼쪽부터 권태신 국무총리 실장, 윤진식 청와대 경제수석, 이 대통령, 진동수 금융위원장. [오종택 기자]


진동수 금융위원장은 20일 오전 10시 청와대에서 임명장을 받은 뒤 낮 12시에 열린 경제금융대책회의(서별관 회의)에 참석했다. 두 시간 넘게 긴급한 경제 현안을 점검하고 대책을 논의했다.

오후 2시30분으로 예정됐던 취임식은 저녁으로 미뤄졌다. 곧바로 반월공단 내 중소기업 지원센터 개소식에 참석해야 했기 때문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전임 위원장이 잡은 일정이어서 취소를 검토하기도 했지만 중소기업 지원 현장 점검이라는 시급한 사안이어서 위원장이 참가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취임식은 오후 7시30분에야 열렸다.

윤진식 청와대 경제수석은 이날 임명장을 받은 즉시 비상경제대책회의 실무팀을 총괄 지휘하기 시작했다. 진 위원장과 함께 경제금융대책회의에도 참석했다. 오후에는 수석실에서 박병원 전 수석과 함께 업무 인수인계 작업에 몰두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는 서별관 회의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아직 청문회를 통과하지 않아 공식 업무가 시작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회 일정을 고려할 때 청문회는 설 이후에야 열릴 것으로 보인다. 이때까지 강만수 장관이 업무를 계속 맡아 정책 공백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대신 윤 내정자는 재정부 간부들로부터 주요 업무 보고를 받고 경제 현황을 점검하며 청문회 준비에 주력할 계획이다. 재정부는 개각 발표가 있었던 19일 저녁 예금보험공사에 내정자 사무실을 꾸렸다. 윤 내정자는 20일 이곳으로 출근해 재정부 간부들의 현안 보고를 받고 청문회 준비에 돌입했다.

재정부 관계자는 “경제가 위기 상황인 만큼 새 경제팀 또한 신속히 업무를 파악하고 대책을 세우는 게 중요하다는 판단 아래 업무 보고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최현철 기자 , 사진=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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