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주말극 '파랑새는있다' 옌볜출신 홍단옥역 김은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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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저 연기자가 누구지.”KBS 주말극'파랑새는 있다'의 옌볜 조선족 여자 기공사'홍단옥'에 대해 시청자들이 갖는 의문이다.

'맞습니다'대신'옳습니다'를 연발하는 그.단어 뿐만 아니라 말투 자체가 옌볜 출신 그대로다.정말 조선족 연기자를 캐스팅한 것이 아닐까. 사실 그 연기자는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자랐다.그는 90년 MBC 탤런트로 선발된 김은수(29.사진)다.연기생활 8년째를 맞았지만 그의 모습이 생소한 것은 그간 작은 역할만 맡아왔기 때문이다.그것도 가끔씩만.'파랑새…'직전은 95년말 SBS'옥이 이모'에 다방 마담으로 나왔던 것이 마지막이다.

지난달 7일'파랑새… '제작진으로부터 출연제의가 들어왔다.일단 수락은 했지만 걱정이 앞섰다.

촬영시작은 1주일밖에 안 남았는데 옌볜 말투가 어떤지 전혀 몰랐기 때문.촬영을 코앞에 두고 연락한 제작진이 야속했지만 기공사역이 남자에서 갑자기 여자로 바뀌었다는데야 어쩌랴.“바뀌지 않았으면 내가 출연할 기회도 없었으리라”고 생각하며 허겁지겁 옌볜에서 온 한 아주머니를 찾아냈다.그를 따라다니며 열심히 말투를 흉내낸지 사흘.말을 가르치던 아주머니도 놀랄 정도로'옌볜 조선족'이 됐다.

촬영에 쫓겨'옌볜말 스승'을 거의 만나지 못하는 지금은 일상생활에서 가끔씩 옌볜 말투를 사용하며 끊임없이 연습한다.일부 자신없는 대사는 스승에게 전화를 걸어 어떻게 말하는 것이 맞는지 일일이 확인한다.그렇게 극중의'홍단옥'은 만들어진다.

홍단옥에 대해 시청자들이 갖는 의문 하나 더.사기꾼 백관장이 정말 중국약재 수입사업을 위해 데려온 기공사일까.아니면 중국에서부터 백관장과 이미 작전을 짠 또 하나의 사기꾼일까.'파랑새…'의 작가 김운경(43)씨는 이렇게 말한다.

“솔직히 저도 결정하지 못했습니다.그래서 지금까지 양쪽 가능성을 모두 열어놓았지요.한달 안에 드라마를 통해 어느 쪽인지 밝히겠습니다.” 글=권혁주.사진=장문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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