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와현실>여성취업난 심각한데 실업률은 줄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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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여성취업자와 실업자 수는 어떻게 될까. 통계청이 발표하는 올해 1분기 여성실업률은 2.8%.전체 실업률 3.1%에 비하면 오히려 낮은 편이다.그러나 실생활에서 훨씬 더 심각하게 느끼는 여성 취업난은 어떻게 설명돼야 하나. 취업희망자 더는탓 지난해 1분기에 비해 올 1분기 여성취업자는 38만2천명이나 늘어났다.그러나 동시에 여성실업률도 1.9%에서 2.8%로 증가했다.

이 원인은 취업을 원하는 경제활동참가인구가 취업자보다 더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여성경제활동참가인구란 15세이상 여성인구중 학생이나 전업주부.노인 또는 취업의사가 없는 사람을 제외한 것이다.

올 1분기 여성경제활동참가율은 48.2%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46.3%에 비해 늘어났다.일자리를 원하는 여성의 수가 그만큼 더 늘어났다는 이야기다.

지난 3월 비농가의 여성실업자는 25만명.이는 지난해 1분기의 비농가 여성실업자 15만명에 비해 66%나 증가한 것이다.특히 이중 30세에서 54세 사이의 주부실업자가 8만9천명이며 이중 전업주부가 새로 일하기로 결정해 생겨난 신규 실직자는 4만6천명에 달한다.

그러나 이러한 여성취업자 수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무급 가족종사자의 비율이 상당하다.

무급 가족종사란 가게나 공장등 가족이 운영하는 곳에서 돈을 받지 않고 일하거나 농사를 돕는 것등으로 실제로 소득과 관련되는 일을 하지만 본인에게 소득이 직접 돌아가지 않는 경우를 말한다.

95년 통계를 기준으로 여성경제활동인구중 무급 가족종사자의 비율은 20.2%에 달한다.

통계수치 서로 달라 집계 방법에 따라서도 큰 차이를 보인다.인구주택센서스에서“지난 1년간 30일이상 수입이 있는 일을 했는가”의 기준으로 조사한'유업자'의 수와 경제활동인구조사의“지난 1주일간의 취업상태”를 기준으로 조사한 경우 1백80만명(90년 기준)이나 차이가 난다.통계청 관계자조차 정확한 이유를 밝히지 못하고 있다.

여성개발연구원 양승주연구원은“여성취업과 관련된 통계상의 차이는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지적한다. 신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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