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무상급식 원년 … 친환경 음식 제공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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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3월부터 경남 합천·함안·거창 등 3개 군 초·중·고등학교에서 대부분 무상급식이 실시된다. 나머지 17개 시·군의 모든 초등학교와 100명 이하 중학교도 무상 급식이 시작되고 101명 이상 중학교는 학부모가 부담하는 급식비가 40% 줄어든다. 전국 16개 시·도 교육청에서 무상급식이 시도되기는 처음이다.

학교급식의 질도 높아진다. 친환경 전통음식을 제공하기 위한 표준식단이 마련되고 식재료 물류센터(학교급식 지원센터) 설치가 추진된다. 이를 위해 정동훈 경남도 부교육감을 단장으로 한 학교급식 관계자 30여명이 일본 오사카 지역의 학교급식지원센터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3박4일 일정으로 13일 출국했다.

공립 대안학교도 올해 말까지 공사를 마치고 내년 3월 개교한다. 중학교 학교운영지원비도 올부터 읍·면지역은 모두 폐지되는 등 연차적으로 사라진다.

이러한 시책들을 추진하는 권정호(67·사진) 교육감에게 교육계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취임 1년을 맞은 권 교육감을 만났다. 1년여전 선거과정에서 상대 후보에 대한 허위 사실을 퍼뜨린 혐의(명예훼손 등)로 불구속 기소돼 1,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권 교육감은 “신중하지 못한 처신으로 도민들에게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학생이 행복한 교육’으로 보답하겠다”고 말문을 열었다.

-취임 당시 무상급식 공약을 내걸었을 때만 해도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갖는 학부모들이 많았습니다.

“무상 급식은 한끼 밥 값을 받지 않는다는 뜻 만은 아닙니다. 학교급식을 교육과정의 하나로 끌어들여 학생들을 음식 제조과정에 참여시키게 됩니다. 학생들에게 전통 발효식품을 제공해 부모가 바꾸지 못하는 학생들의 입맛을 바꿔 보겠습니다.안전한 먹거리를 확보하고 생산자에게는 안정적인 소비시장을 확보해 줍니다. 학교급식지원센터가 세워지면 이러한 쳬계가 자리잡게 됩니다.”

-2010년까지 모든 초·중학교를 대상으로 무상급식을 확대하는데 필요한 1708억원은 어떻게 마련합니다.

“교육청 예산만으로 부족하기에 ‘지자체와 연계한 친환경 무상 학교급식’정책을 펴고 있습니다. 농촌인구 감소를 막기 위해 교육투자에 관심을 갖는 지자체들이 늘고 있습니다. 올해 이러한 취지에 공감한 20개 지자체로부터 272억원을 확보했습니다. 올해는 학부모가 부담해 왔던 급식 인건비를 깎아주기 위해 예산을 지난해 624억원에서 852억원으로 늘렸습니다. 101명이상 중학교생도 한끼당 300원정도만 부담하면 됩니다.”

-일부의 반대를 이겨내고 공립 대안학교가 세워집니다. 어떻게 운영하실 겁니까.

“공교육 탈락자를 함께 안고 가렵니다. 공교육 적응에 실패한 학생들일뿐 문제아는 아닙니다. 이 학생들을 치료해 보겠습니다. 지난해 말 경남도의회에서 예산 65억여원이 통과됨에 따라 마산시 진동면 옛 진동초등 태봉분교 (1만1257㎡)에 9학급, 정원 135명 규모로 6월 착공할 계획입니다. 올해 말 완공한 뒤 내년 3월 개교합니다.”

-사교육비 절감 방안은.

“공교육의 질을 높여야 합니다. 학생의 능력에 맞는 이동수업을 확대하고 교실수업 강화에도 전력을 다하겠습니다. 기초 학습부진 학생을 위해 담임교사가 책임 지도 하고 부진학생 특별보충반도 운영합니다. 도내 전 초·중·고등학교 50만여명의 54%인 27만여명이 참가하는 ‘방과후 학교’도 강화하겠습니다.” 

김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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