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공장 생산 중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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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쌍용자동차의 생산라인이 멈췄다. 250여 개에 달하는 1차 협력업체가 부품 공급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쌍용차는 부품 조달 차질로 경기도 평택과 경남 창원 공장에서 생산을 중단한다고 13일 공시했다. 쌍용차는 언제까지 생산을 중단할지는 미정이라고 밝혔다. 공장 가동 중단이 장기화할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다.

쌍용차는 지난해 12월 17일부터 보름간 생산라인을 중단한 뒤 5일 가동을 재개했다. 그러나 수요감소로 하루 8시간의 조업시간은 절반으로 줄어들었고 급기야 협력업체가 부품을 공급하지 않아 공장 가동이 완전히 중단됐다.

협력업체는 9일 쌍용차의 법정관리 신청 이후 채권·채무가 동결되면서 밀린 부품 대금을 받지 못하게 된 데다 법원이 법정관리 개시 여부를 결정할 때까지 대금 결제를 받지 못할 가능성이 커지자 부품 공급을 중단했다.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쌍용차 노조)의 장영규 대외협력실장은 “법정관리 신청 이후 협력업체가 부품 공급을 꺼리기 시작했다”며 “일부 협력업체는 공급한 부품을 되가져가기도 했다”고 말했다.

쌍용차는 현재 보유한 현금으로 필수 부품을 조달해 생산 재개에 나설 계획이지만 이마저도 법정관리가 시작돼야 이루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쌍용차 협력업체 대표 10여 명은 이날 지식경제부 담당자와 만나 “쌍용차가 지급한 만기어음이 정상적으로 거래될 수 있도록 조치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쌍용차가 지급한 어음은 3개월짜리가 대부분이므로 만기 도래 시 정상 지급이 이뤄져야 흑자도산을 막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쌍용차의 정상 가동을 정부가 도와줄 것 ▶대기업-중소기업 상생협력 펀드를 2∼3차 업체도 활용할 수 있도록 해줄 것 ▶노사관계 개선을 위해 정부가 나서 줄 것 등을 요청했다.

한편 전광우 금융위원장은 이날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쌍용차 협력업체 가운데 쌍용차에 전속된 업체와 그렇지 않은 업체를 차등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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