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동아시안>카자흐스탄 상원위원 다울렛 투를리노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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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다울렛 투를리노프(37.사진) 카자흐스탄 상원의원.목에 힘을 주고 점잖게 시찰이나 할것으로 생각되는 상원의원이 동아시아경기대회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85㎏급에 출전,동메달을 조국에 안겼다.

그는 카자흐스탄의 영웅이다.지난 87년 와해기의 소련에서 회교적 민족주의가 뜨거운 에너지를 분출할 때 그는 카자흐스탄에서 사상처음 레슬링세계선수권대회를 제패,국민들을 열광케 했다.이후 10년동안 그는 세계선수권을 비롯,각종 국제대회에서 뛰어난 성적을 올리며 카자흐스탄의 레슬링 발전에 혼신의 힘을 쏟았다.그의 인기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다.탁월한 수완가이기도 한 그는 하는 일마다 순조롭게 풀렸다.수도 알마티에서 연 스포츠센터는 카자흐스탄에서 가장 큰 규모다.93년 정계에 입문한 그는 카자흐스탄 총선에서 최연소 최고득표율을 기록하며 상원의원에 당선,국정에 참여하게 됐다.

그러나 그는 그래도 레슬링을 포기하지 않았다.93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은메달을 땄고 이듬해 히로시마 아시안게임에선 금메달을 획득했다.

투를리노프는 특히 한국 레슬링선수단의 김영남 코치와도 둘도 없는 친구다.88서울올림픽에서 승승장구하다 결승전에서 김영남에게 패했다.이후 각종 대회에서 팽팽한 라이벌이자 절친한 친구로 사귀게 됐다.이번 대회에서도 카자흐스탄의 국영 카바르TV취재진은 그의 요청에 의해 한국의 레슬링과 김영남에 대한 특집프로그램을 제작할 정도. 투를리노프는“레슬링은 나의 생명같은 것”이라며“힘이 다하는 날까지 현역에 남겠다”고 말했다. 부산=왕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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