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정상회담] 화기애애했던 6번째 만남

중앙일보

입력

“이번 방문으로 셔틀 정상외교가 정착됐다.”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총리는 12일 정상회담을 마친 직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양국 간 정상이 자주 그리고 편하게 오가며 회담을 할 수 있는 기틀이 이번 방한으로 자리 잡았다는 뜻이다. 이명박 대통령도 아소 총리의 방한을 두고 “양국 관계가 ‘가깝고도 먼 나라’에서 ‘가깝고도 가까운 나라’로 발전하고 있음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회담은 이 대통령과 아소 총리 간에 열린 세 번째 양자 정상회담이었다. 두 정상은 지난해 10월 베이징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에 이어 12월엔 후쿠오카(福岡)에서 열린 한·중·일 3국 정상회의 때도 별도의 정상회담을 했다. 회동으로 치면 전날 환영 만찬에 이어 여섯 번째 공식 만남이었다. 이런 만큼 분위기는 그 어느 때보다 화기애애했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한·일 정상이 이렇게 격의 없이 대화하는 사이가 된 것이 진일보”라고 말했다. 이 대변인에 따르면 두 정상은 비공식 대화를 나눌 때는 영어로 “날이 추운데 감기 조심하십시오”라고 서로 안부 인사를 나눴다.

 다음은 공동 기자회견 일문일답 요지.

-부품소재 산업 등에서 실질적 협력 방안은 뭔가.

이 대통령: “한국 중소기업 측에서도 충분한 정비가 되지 않았고 일본 측에서 부품과 소재기술을 가진 중소기업들도 (협력에) 다소 소홀했다. 그러나 현재는 구미와 익산 등 4곳에 (일본 부품소재 기업 전용) 공단을 이미 지정해 놓고 있다. 지난해 연말에는 일본 중소기업 20여 곳이 투자 의향서를 보내 왔다. 이번에는 기대해도 될 것 같다.”

-과거사 문제가 재발하면 경제 협력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나.

이 대통령: “일본과 한국 관계는 미래지향적으로 나아가고 있고, 동북아 지역 내뿐 아니라 국제사회에서도 양국 간 협력이 필요하다는 데 동의하고 있기 때문에 그 점(과거사 문제)은 우리가 극복할 수 있는 문제다.”

아소 총리: “오늘 회담에서 역사 문제는 직접적으로 다뤄지지 않았다. 지난해 4월 이 대통령 방일 때 역사를 직시하며 (양국 관계를) 성숙한 동반자 관계로 발전시켜 나가자는 데 인식을 완전히 일치시켰다.”

-다음 주에 미국 새 행정부가 탄생하는데 북핵 문제 등에서 어떤 역할을 기대하나.

아소 총리: “6자회담을 통해 북한의 비핵화를 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미국 행정부와 긴밀하게 연대할 것을 (한·일 정상 간에) 확인했다.”

남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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