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서 선풍을 일으킨 여성의류 '지센' - 대구 직물업체 삼아의 데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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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서울 롯데백화점에서 선풍을 일으키고 있는 여성의류'지센'.지난해 가을 첫선을 보인 이래 불과 넉달만인 12월 롯데 본점에서 2억3천만원의 매출을 기록,경쟁업체들을 따돌리고 동종 상품군 1위로 떠올랐다. 패션으로 눈을 돌린 대구 직물업체 ㈜삼아(회장 金台鎬)의 화려한 데뷔다.천덕꾸러기로 전락해가는 섬유산업도 고부가가치로의 활로는 열려 있다는 게 金회장의 믿음이다.“소량 주문생산이 원칙이다.일본은 5천야드,2만야드등 소량으로 주문할 때가 많은데 그래도 기꺼이 바이어의 구미에 맞춰준다.대신 값은 비싸게 받는다.” 삼아 김홍조(金弘祚)총무부장의 설명이다.

원단 전량을 미국.유럽.일본.중동.홍콩등에 수출하며 95년엔 1억달러 수출탑을 받았다.삼아 개발실은 고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 최전선.섬유공학을 전공한 연구원 4명이 새로운 원단을 내놓기 위해 머리를 짜내고,옆 샘플실에는 개발된 3천여종의 원단이 진열돼 있다.이종호(李鍾昊)개발실장은“연구원들이 자주 지센의 디자이너들과 만나 패션흐름을 읽고 개발에 반영하는 것이 우리의 강점”이라며“섬유 자체가 사양산업이라기보다 패배주의에 빠져 있는 섬유인들의 의식이 문제”라며 얼마든지 전망이 밝다고 말한다.

대구패션조합은 지난해부터 섬유업체와 디자이너를 연결해주는 '직물과 패션의 만남전'이란 패션쇼를 열고 있다.경쟁력을 잃어가는 대구 섬유산업을 패션과 접목시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끌어올린다는 취지.두차례 행사를 통해 이미 9개 직물업체가 디자이너와 연결됐다.패션조합 이정록과장은“조성중인 패션발전기금으로 앞으로는 섬유관련 학생.디자이너.업체대표들을 위한 세미나의 장(場)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구=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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