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치우는 佛心 - 法頂스님 '맑고 향기롭게 모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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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산과 들이 날로 오염돼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계곡에 파묻힌 쓰레기를 캐내는 모임이 있어 화제다.

법정(法頂.65.사진)스님이 회주(會主)를 맡고 있는'맑고 향기롭게 모임'이 바로 그들. 이들은 지난해 3월부터 매달 셋째주 일요일이면 등산객으로 붐비는 서울 관악산을 삽.쓰레기봉지등을 들고 오른다.등산객들이 버린 쓰레기를 줍는 것은 물론 20여년전 매립된 것으로 보이는 비닐.캔.페트병등을 캐내기 위해서다.대부분 한가족이 조를 이뤄 쓰레기를 캐낸다.아버지가 삽으로 땅을 파고 아이들이 땅속에서 쓰레기를 캐내면 어머니는 이를 20ℓ들이 쓰레기봉지에 차곡차곡 담는다.

관악산 뿐 아니라 제주 한라산,부산 금정산,대전 계룡산,대구 대덕산,춘천 삼악산,경남 불모산,전주 모악산등 지역 명산마다 60~70명의 회원들이 모여 자연 본래의 모습을 되찾는 일을 실천하고 있다.

94년초부터 맑고 향기롭게 살아가기 운동을 벌여온 법정스님은“비록 우리가 사는 현실이 온갖 풍진으로 얼룩졌다 해도 저마다 연꽃처럼 청청한 삶을 추구한다면 세상은 저절로 맑고 향기로워질 것”이라고 운동의 취지를 설명했다.또 지난 1월부터 실시해온'사찰환경 생태기행'엔 회원뿐 아니라 일반인들의 참여열기도 뜨겁다.계룡산 동학사(1월)와 속리산 법주사(3월)에 이어 오는 25일엔 모악산 금산사로 떠난다. 원낙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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