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어에산다>손님이 고른 신선한 재료로 즉석 도시락 제공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9면

지난해 10월 일본의 도시락전문회사 도슈(東秀)는 자사의'오리진도시락'체인점을 도쿄시내에서 잘 나가는 편의점 옆에 새로 냈다.주변에선 편의점에 밀려 실패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더구나 새 점포가 문을 연 곳은 전에 또다른 편의점이 장사가 안돼 철수한 곳이었다.

그러나 이 점포는 예상을 깨고 편의점의 도시락손님을 끌어들이며 대성공을 거두었다.현재 이 점포의 하루매출액은 평일 평균 35만엔(약2백60만원)으로 도시락만으로 이웃 편의점이 올리는 전체매출액의 70%에 육박한다.

지난 94년 1호점을 낸 오리진도시락 체인은 3년만에 점포수가 57개로 늘어날 정도로 성업중이다.

오리진도시락의 성공비결은 다양성.신선도다.평균 6평 정도의 매장에 다양한 종류의 도시락재료와 야채를 갖춰놓고 손님이 마음대로 골라 입맛에 맞는 도시락을 꾸밀 수 있도록 한다.특히 수십가지에 이르는 야채코너는 젊은 여성들과 주부,중장년층 남성고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여기서 관건은 신선도 유지.편의점은 공장에서 대량으로 만들어진 도시락을 납품받기 때문에 아무래도 선도 유지에 한계가 있다.이에 비해 오리진도시락은 손님이 고른 천연재료로 즉석에서 도시락을 만들어준다.

또 팔리지 않은 야채는 하루 두번씩 완전히 폐기하고 신선한 야채를 새로 진열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편의점과 품질면에서 철저히 차별화한다는 전략이다.

도슈사는 원래'패밀리도시락'이란 브랜드로 도시락체인점을 운영했으나 24시간편의점의 공세에 밀려 한동안 부진을 면치 못했다.그러다가 편의점에 빼앗긴 고객을 되찾겠다는 일념으로 구상한 것이 오리진도시락이다.편의점처럼 24시간 영업하되 도시락전문점으로서의 특장을 살린다는 계산이 적중한 것이다. 김종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