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美무기 21조원어치 구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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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대만이 대대적 군비 확대 계획을 발표했다. 행정원(내각)은 지난 2일 방위력 증강을 위한 비용으로 6108억 대만달러(약 21조원)를 책정한 특별예산안을 통과시켰다. 대만의 올해 국방예산(2650억 대만달러)보다 1.3배나 많은 금액이다.

대만은 이 돈으로 ▶패트리엇 Ⅲ 미사일 388기(6세트)▶잠수함 8척▶반(反)잠수함 전투기인 P-3C기 12대 등을 구입할 계획이며 별도로 600억 대만달러를 투입해 잠수함 국산화 계획도 추진키로 했다.

대만은 1992년부터 F-16 전투기와 함정.잠수함.미사일 등 각종 첨단 무기를 대량 구매하는 미 군수업체의 최대 고객이다.

천치마이(陳其邁) 행정원 대변인은 "중국 대륙의 군사비 지출이 해마다 늘어나는 반면 대만의 국방비는 감소했다"며 "이번 결정은 대만의 미사일 방어 능력을 강화하고 해상 작전능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이 대만의 요구대로 첨단 무기들을 모두 판매할 것인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다만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의 측근인 존 앨런 장군이 다음달 대만을 방문하는 것으로 미뤄 어느 정도 물밑 협상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미국이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는 않으나 중국의 군사적 팽창을 견제하기 위해 대만의 방위력 보강을 돕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이 촉각을 곤두세우지 않을 수 없다.

홍콩의 친중(親中) 신문인 대공보(大公報)는 "중국의 인민해방군이 대만 근처의 푸젠(福建)성 지역에서 이달 말 1만8000명이 참가한 가운데 육.해.공 합동 군사훈련을 실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 정보당국은 이를 "대만에 대한 전쟁 준비가 끝났음을 알리는 정치적 메시지가 담겨 있다"고 분석했다.

홍콩=이양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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